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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립극단 올해 첫 작품'완장'무대에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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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립극단 올해 첫 작품'완장'무대에 올린다
  • 이재봉 기자
  • 승인 2019.03.23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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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투기로 돈을 벌어 운수회사를 경영하는 최 사장은 호남지구 ‘야산개발 사업’이 대대적으로 벌어질 때, 널금저수지 사용권을 따낸다. 저수지에 치어를 쏟아 붓고 ‘어로 금지’ 팻말도 꽂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저수지에서 낚시를 하고 있다.

이에 최사장은 저수지를 통제하기 위해 조카뻘인 최익삼의 소개로 동네 한량 임종술에게 저수지 관리를 맡긴다. 종술은 저수지 감시원 완장에 홀리기라도 한 것처럼 사람들 위에 군림하려고 발버둥을 친다.

저수지에서 거름지게를 씻는 동네 옥당영감을 혼내며 물건을 빼앗으려 하고, 야밤에 도둑 고기잡이를 하던 초등학교 동창 김준환 부자를 폭행해 아들의 귀청이 터지게도 한다. 종술은 저수지로 나들이 나와서 매운탕거리를 찾던 최 사장 일행에게까지 맞서며 감시원 자리에서 해고를 당하지만, 그의 ‘완장질’은 오히려 날로 심해진다. -연극‘완장’줄거리

전주시립극단이 올해 시즌레퍼토리 첫 작품  ‘완장’을 해학적으로 풀어낸다.

전주시립극단 114회 정기공연으로 선보이는 이번 작품은 권력의 피폐한 모습, 어느 시대에나 등장하는 그 완장의 힘과 권력의 허상을 보여준다. 연극은 26일부터 31일까지 평일 오후 7시 30분, 주말 오후 4시 덕진예술회관에서 총 6회차 공연으로 무대에 올린다.

이 작품은 전북의 대표적 작가인 윤흥길의 ‘완장’을 원작으로 두고 있다. 1982년 3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현대문학’에 연재된 이 소설은 한국전쟁 이후 정치권력의 폭력성과 보통 사람들의 암울한 삶을 완장이라는 상징적 소재로 풀어내 우리 사회에 내재한 권력 의식을 첨예하게 드러낸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1989년에는 동명의 TV드라마로도 제작돼 인기리에 방영된 바 있다.

세월이 이렇게나 흘러갔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완장질’이 무엇인지를 알고, 경험하는 시대를 여전히 살아가고 있다.

연극 ‘완장’은 연출가의 의도대로 원작에 매우 충실히 하고 있다. 소설이 가진 상징성부터 전라도 특유의 사투리와 한민족 특유의 해학과 풍자까지도 소설 속 장면 장면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세심하게 신경을 쓴 부분이 역력하다. 이는 지역의 정체성을 살려낼 수 있는 작품의 개발에 대한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시립극단의 방향성과 맞닿는 부분이다.

이종훈 연출은 “‘완장’과 ‘혼불’은 우리 근대사에서 반드시 한 번은 짚고 넘어가야 할 암울했던 시대를 모티브로 쓰여진 작가들의 역작이다”면서 “사투리의 구수한 말 맛을 살려내는 것도 전주시립극단 배우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신 무대구성 등 연출에 있어서 다소 위험할 수 있는 모험을 강행한다.

이 연출은 “구태의연할 수 있는 아날로그적 소재와 줄거리를 담아낼 그릇은, 현대적이고 세련된 모던함의 장치가 필요하하다고 생각했다”면서 “올려다보는 무대가 아닌 내려다보는 무대를 위해 객석에 무대를 설치하고 관객과 가깝게 교감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고 소개했다. 배우들의 숨소리까지 느낄 수 있는 현대적인 무대 장치로 차원이 다른 무대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원작가인 윤흥길 소설가는 “이번에 연극으로 재해석되고 재창작된 ‘완장’을 재미있게 감상하면서 함께 웃고 즐기는 사이에 잘못된 권력의 폐해와 포악을 통해 한국의 근현대사에서 권력이란 게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지닌 것인지를 관객 여러분이 한 번쯤 엄중하게 되새겨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 마지 않는다”며 “지방이라는 현실적 제약과 한계를 본때 있게 뛰어넘기를 기원한다”고 응원했다.

각색을 맡은 최기우 극작가는 “창작보다 각색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원작자의 의도를 거스르거나 문장을 방해하지 않고, 원작이 선사한 감동의 범위를 훼손하면 안 되기 때문이다”며 “여러 날 ‘완장’을 읽고 다시 읽었다. 작품을 더 세밀하게 만나는 시간, ‘어쭙잖은 완장질’을 반성하는 순간순간이었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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