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시은(대표 채영, 전주시 완산구 한절길 32-30)이 24일부터 11월 30일까지 황유진 개인전 ‘아무 말도 없이’를 개최한다.
황유진 작가는 자르고 붙인 나무를 다시 깎고 그을리는 작업 방식이 드러나는 표면들을 통해 관객과 감정의 소통을 시도한다.
평평하게 잘라낸 나무 판들을 붙이고 다시 조각하는 과정을 통해 코끼리의 형상을 만든다.
이때 독특한 질감의 표면들은 울퉁불퉁하고 어딘가 모난 듯 보인다. 상처처럼 파인 자국들과 군데군데 보이는 그을림이 나무의 옹이와 함께 특유의 표면을 이룬다.
현대 사회에서 상처와 분노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작가 스스로가 작업을 통해 해소했던 다소 어두운 감정들과 그 치유과정을 작품을 통해 공유한다.
작가는 물살 위로 솟은 바위들에서 코끼리의 형태를 발견하고 현재까지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코끼리 같은 대형 동물이나 자연의 변화를 품고 있는 돌과 같은 자연물의 형태는 작가의 심리적, 감정적 대응체이기도 하다.
코끼리와 같은 커다란 동물들이 상징하는 듬직함에 우리 내면의 불안하고 어두운 감정이나 상처를 묻어둘 수 있기 때문이다.
스스로의 감정들을 되돌아보고 내면화한 감각들로 조각에 풀어내며 작가의 조형언어에 관객들이 감응할 때 작가는 서로의 상처와 감정들을 위로하고 공유하는 시도를 진행 중이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코끼리에서 다소 변형된 조각들도 함께 선보이는데 일부 특징들이 생략되거나 과장되는 틈에서도 여전히 코끼리의 형태가 보인다.
일부 다른 동물들이 연상되는 조각들에서도 작가 특유의 표현들이 드러나는데 여기서도 감정의 공유가 지속되는 지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황유진 작가는 전북대 조소전공 석박사 통합과정을 수료하고 지역 내외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을 통해 관객들과 만나오고 있다. 문의 010-9232-5628
박해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