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회의장은 28일 최순실 국정농단과 대통령 탄핵사태와 관련,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것은 일차적으로 대통령의 책임이지만 근본적으로 제왕적 대통령제의 산물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며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 의장은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지금 국가 리더십 부재로 국정공백이 심각한 상황”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정 의장은 “지난 30년 동안 우리사회를 지탱해왔던 현행 헌법은 급변하는 시대의 변화상을 제대로 수용하고 감당하기에 부족한 부분이 많다”면서 “개헌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 의장은 개헌의 시기에 대해서는 조기 대선 등으로 논란이 있다고 설명한 뒤에 “개헌의 시점과 내용에 대해서는 충분한 의견 수렴과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하고, 현실적인 여건도 면밀히 고려되어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정 의장 이어 “개헌이라는 중차대한 사안을 처리하는 데 있어 최우선의 고려 대상은 정치권의 의지가 아니라 국민의 의지가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누가 대통령이 되든 국회 개헌특위의 활동을 막을 방법이 없다"며 "누가 대통령이 되든 20대 국회에서 개헌이 이뤄질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20대 국회에서 반드시 개헌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정 의장은 또 “누가 차기 대통령이 되더라고 옛날처럼 국회 간섭을 심하게 하지 못할 것”이라며 “(국회 개헌)특위는 활동을 할 것이고 결국 개헌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국회 여야는 이날 국회에서 원내대표단 회동을 갖고 36명으로 구성되는 개헌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개헌특위는 2017년 1월부터 활동을 시작해서 개헌의 방향과 시기, 방법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국회개헌특위는 대선전에 가능하면 대선전에 개헌을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대선후에도 지속 추진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다.
정 의장은 개헌 방향과 관련, “권력구조와 관련해 대통령 4년 중임제, 분권형 대통령제, 순수의원내각제가 가능성이 있는데 순수한 의원내각제는 시기상조”라고 지적하면서도 “지향목표는 당연히 분권이 되고 대통령 권력의 지방 이양 등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 의장은 내년 조기 대선과 관련, “내년은 새로운 리더십이 만들어지는 해다. 헌법재판소 심판 절차가 남아 있지만 조기 대선에 대한 전망은 높다”면서 “훌륭한 대한민국 지도자를 선출하는 것이 온 국민의 관심사가 될 한 해지만 그 사이 국회 본연의 책임과 역할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며 국회의장으로써 주어진 일을 성실하게 추진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서울=김영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