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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 올해도 왔다‘···17년째 선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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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 올해도 왔다‘···17년째 선행
  • 임충식 기자
  • 승인 2016.12.28 1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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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21만원 든 상자 놓고 가, 17년 동안 4억 9785만원 기부
▲ 17년째 해마다 연말을 기점으로 온정을 베풀고 있는 '얼굴없는 천사'가 28일 오전 올해도 어김없이 불우이웃을 위한 5000여만원의 성금을 놓고 갔다. 전주시 노송동주민센터에서 직원들이 성금을 세고 있다. 백병배기자

이름도 나이도 모른다. 그렇다고 얼굴을 아는 것도, 직업을 아는 것도 아니다. 매년 성탄절을 전후로 펼쳐온 선행에 그저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만 추정할 뿐이다. 이런 이유로 사람들은 이 선행의 주인공을 ‘얼굴 없는 천사’로 불렀다. 그리고 ‘얼굴 없는 천사’는 올해에도 어김없이 나타나, 희망과 감동을 심어놓고 사라졌다.

28일 오전 11시 8분. 전주시 노송동 주민센터에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50대로 추정되는 남성은 직원에게 “주민센터 뒤 공원 나무 밑에 상자가 있으니 가져가시고, 어려운 소년소녀 가장을 위해 써주세요”라는 말을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  

직원들은 곧 현장에 달려갔고, 기부천사 쉼터 내 화단 앞에서 상자 하나를 발견했다. 상자에는 지폐다발과 돼지저금통이 있었다. 또 “소년소년가장 여러분 힘든 한해였지만, 우리에게는 희망이라는 선물이 있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라는 쪽지도 있었다. 금액은 모두 5021만 7940원.

전화를 받은 장세현 노송동 서민생활지원팀장은 “전화를 받는 순간 ‘얼굴 없는 천사’가 왔음을 직감했다”면서 “미처 감사의 뜻을 표현하기도 전에 전화를 끊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얼굴 없는 천사‘가 보내준 이 성금은 사랑의 공동모금회를 통해 지역의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장 등 소외계층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얼굴 없는 천사’의 선행은 지난 2000년 4월에 시작됐다. 당시 중노2동사무소를 찾은 '천사'는 한 초등학생의 손을 빌어 58만4000원이 든 돼지저금통을 놓고 조용히 사라졌다.

이듬해 12월 26일에는 74만원의 성금이 익명으로 전달됐고, 2002년엔 5월5일 어린이날과 12월 두 차례나 저금통이 건네졌다. 액수도 커져, 지난 2009년에는 무려 8000여만원의 성금을 놓고 사라지기도 했다.

이렇게 올해까지 17년 동안 총 18차례 선행은 이어졌다. 액수만 4억 9785만 9500원에 달한다. 얼굴 없는 천사의 선행은 전국에 익명의 기부자들이 늘어나게 하는 ‘천사효과’를 일어나게 했다.

전주시는 ‘얼굴 없는 천사’의 뜻을 기리기 위해 노송동주민센터 일대 도로를 ‘얼굴 없는 천사도로’로 조성하고 ‘얼굴 없는 천사비’를 세우기도 했다. 주민들도 10월 4일을 ‘천사의 날’로 지정, 나눔행사를 펼치고 있다.

전주시 관계자는 “전주는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의 선행으로 인해 따뜻한 ‘천사의 도시’로 불려왔으며, 최근에는 얼굴 없는 천사와 같이 익명으로 후원하는 천사시민들이 늘어나고 있다”라며 “얼굴 없는 천사와 천사시민들이 베푼 온정과 후원의 손길을 어려운 이웃들에게 잘 전달해 단 한 사람의 시민도 소외되지 않는 사람의 도시 전주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임충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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