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가 은행열매 악취 민원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4일 전주시에 따르면 도심 가로수 길에 총 5만 8,000여 그루의 나무가 심어진 상태다.
느티나무 1만 6,450여 그루로 가장 많고, 은행나무가 1만 2,200여 그루로 2번째를 차지하고 있다. 은행나무 가운데 열매를 낳는 암나무 4300여 그루로 매년 2.5t에서 3t 가량의 은행 열매가 수확된다.
가로수 중 은행나무가 많다보니 매년 가을만 되면 시민들은 은행 특유의 악취에 시달리고 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특히 올해는 태풍이 한반도를 빗겨가고 날씨도 더워 은행열매가 더 많이 열렸다는 것이 전주시의 설명이다.
실제로 전주시에 은행열매 악취 민원이 하루 평균 3~4건 정도 접수되고 있다.
한 시민은 “은행 열매 냄새가 너무 역하다”며 “열매를 밟지 않기 위해서 피해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시는 지난달 29일부터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열매 수거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수거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작업반경은 넓고, 인력은 모자란 실정이다.
수거된 열매도 골칫거리다. 전주시는 수거된 열매를 국립환경보건연구원에 중금속 검사의뢰를 할 방침이다.
안전성을 확보해 식용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다. 검사를 받은 은행은 구청에서 보관해 양로원, 사회복지시설 등에 기부할 예정이지만, 원하는 기관들이 나오지 않고 있다.
전주시 관계자는 “그동안 은행 열매를 직접 채취해 사회복지시설 등에 기증해 왔지만, 과거와 달리 이를 받으려는 시설이 없다”고 설명했다.
시민들도 가로수 은행에 대한 관심이 뚝 떨어진 상태다.
예전에는 약용 등으로 쓰기 위해 주워가는 시민들이 많았지만, 버스와 택시의 매연으로 중금속에 오염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은행 열매를 채취하는 모습을 거의 볼 수가 없다.
전주시청 관계자는 “매년 가을만 되면 은행열매로 인해 많은 민원이 제기 된다”며 “민원 해결을 위해 열매를 수거 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인력이 모자라 많은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이어 “식용으로 안전함이 증명되면 사회복지시설에 기부할 예정이다”며 “받으려는 시설이 없으면 폐기를 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최정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