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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지신] 하늘이 싫어하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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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지신] 하늘이 싫어하실 것이다!
  • 전민일보
  • 승인 2015.11.30 1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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天厭之天厭之

“하늘이 싫어하실 것이다!
하늘이 싫어하실 것이다!”

스승이란 무엇일까요? 오늘날 스승은 학생보다 많은 것을 알고 또 학생보다 높은 지위와 권위를 지녀서 학생을 가르치고 관리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공자는 어땠을까요? 양자오가 쓴 「논어를 읽다」를 보면, 공자는 결코 그렇게 여기지 않았습니다. 그가 보기에 스승은 학생과 상호작용을 통해, 특히 자신이 말하고 가르치는 내용에 대한 학생들의 의문과 반박을 통해 끊임없이 스스로 정진하는 사람이어야 했습니다.

스승은 당연히 학생에게 도움을 주는 존재입니다. 하지만 만약 스승과 학생 사이에 스승이 학생을 돕고 영향을 주는 관계만 있고 거꾸로 학생이 스승에게 아무 도움도 되지 못하고 영향도 주지 못한다면, 그것은 공자가 바라는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진심으로 가르치고 배우면서 서로 성장하는 교학상장(敎學棺長)을 중요하게 생각한 인물이었습니다.

「논어」를 보면 수많은 제자의 ‘질문’이 실려 있고 그 가운데 어떤 질문은 제자가 잘 이해가지 않는 부분을 반복해 캐물어 더 완전하고 자세한 답을 요구합니다. 이런 질문에 답하다 보면 스승의 설명도 더 완전해지고 자세해지기 마련입니다. 아울러 또 다른 종류의 질문은 스승의 말과 행동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특히 제자 가운데 나이가 가장 많은 자로는 걸핏하면 스승에게 대들 듯이 묻곤 했습니다. “말씀이 왜 그렇게 진부합니까?” “처신이 원칙에 어긋나는 것 아닙니까?”라며 거칠게 대들 정도였습니다. 이런 질문은 공자가 자신의 언행이 일치하는지 또는 앞뒤가 맞는지 돌아보게 했습니다.

공자는 결코 권위를 내세우는 스승이 아니었습니다. 「논어」에서 그는 심지어 화가 난 제자 때문에 저주의 말을 하기까지 합니다. 가장 유명한 이야기가 하나 있습니다.

공자가 위(衛)나라에 갔을 때 위나라 군주 영공(靈公)이 총애하던 첩인 미녀 남자(南子)를 찾아가 만났습니다. 공자께서 남자를 만나자 자로가 인상을 찌푸립니다. 공자가 남자의 미색에 유혹을 당했거나 남자를 통해 위나라 영공에게 영향을 끼치려 했다며 심하게 질책했던 것입니다. 이 두가지 일은 어느 것이든 공자가 가르친 원칙에 어긋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공자는 그녀를 찾아간 것은 남의 땅에 와서 예의상 인사를 하러 간 것일 뿐이라고 자로에게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자로가 납득하지 못하자, 다급해진 공자가 소리칩니다.

하늘이 싫어하실 것이다! 하늘이 싫어하실 것이다!(天厭之天厭之)

내가 만약 정말로 네가 말한 것처럼 그랬다면 하늘이 벼락을 내려 나를 죽일 것이라는 말입니다. 이런 저주 섞인 말은 사실 지고한 권위자의 입에서나올 만한 게 아니지요. 공자는 그런 스승이었습니다.

김삼덕 보건행정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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