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송재의 뒤를 이어 창암 이삼만이 나타나고/이창암의 뒤를 이어 조벽하가 나와 세 인물이 정립했으니/우리나라의 서예를 논하는 마당에서/결코 호남을 홀시할 수 없으리라.(宋松齋後李蒼巖, 鼎足參差碧下三. 論定千秋東筆苑, 未應寂寞我湖南)
매천 황현은 호남 서단을 이같이 평가했다. 이 시에 나오는 송송재(宋日中 1632~1717), 이창암(李三晩 1770~1847), 조벽하(趙周昇 1854~1935)는모두 전북 출신 서예가이다. 이처럼 전주는 예로부터 서예로 이름이 높았다.
또한 석정 이정직(1841∼1916), 벽하 조주승(1854∼1903), 유재 송기면(1882∼1959), 설송 최규상(1891∼1956), 석전 황욱(1898∼1993), 강암 송성용(1913∼1999), 남정 최정균(1924∼2001), 여산 권갑석(1924-2008) 등이 탄탄한 지방 서단을 형성했다.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는 이런 전북서예의 자존심을 확인함과 동시에 그 위상을 높이려는 의지를 가지고 전북지역의 우수한 서예가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전북서예의 ‘얼’전을 기획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제10회를 맞아 ‘전북’의 의미를 되새기고 서예를 통해 전북의 정신을 표현하고자 우리 지역 서예가들이 ‘전북을 소재로 한 시’를 쓴 작품을 선보인다.
강수호 고영삼 권정신 김계천 김두경 김명숙 김배선 김병기 김부식 김승방 김연 김옥순 김용배 김재룡 김종대 김진돈 김진호 김혜겸 김홍광 김화래 류창순 박대평 백소자 백영란 백종희 서홍식 손경신 손현주 송현숙 여태명 유석영 유양순 유지인 윤점용 이둔표 이명순 이승연 이용 이용엽 이은혁 임성곤 정현숙 조수현 최동명 최수일 한소윤 등이 참여했다.
비엔날레 조직위 관계자는 “지역적 전통과 특성을 이 시대에 계승해 새로운 서예문화를 창조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훌륭한 작가를 배출해야 한다”며 “이 전시를 통해 전북 서예의 위상이 한층 더 높아지고 전북의 서예가들이 창작의 새로운 동력을 얻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해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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