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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교실서 사기성 판촉 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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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교실서 사기성 판촉 물의
  • 소장환
  • 승인 2007.04.12 2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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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교사 묵인아래 외판원 들락날락

해마다 학년 초가 되면 되풀이되는 사기성 도서 판촉행위가 올해도 도내 한 초등학교 교실에서 버젓이 이뤄져 물의를 빚고 있다.

더구나 이러한 사기성 판촉행위가 학교와 교사들의 묵인아래 사리분별력이 약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공개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지난 10일과 11일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에 위치한 A초등학교의 1학년부터 4학년까지의 일부 교실에서는 자신을 ‘퇴직 교원’이라고 밝힌 60대 판촉사원이 교실에 들어가 학생들에게 책을 구입할 것을 권유했다.

판촉사원이 나눠준 유인물에는 창작 동화와 전래동화 15권씩 한질에 6만9000원으로 3회 분납도 가능하다는 안내와 함께 출판사 명칭을 교원단체로 혼동할 수 있는 ○○교과연구회로 표시해놓고 ‘교육부 추천도서’라는 내용까지 소개하고 있다.
학생들은 집에 돌아가 “‘선생님’이 교육부 추천도서를 사라고 했는데 내일 아침까지 ‘선생님’께 내야 된다”면서 도서구입 신청서를 부모에게 전달했다.

그리고 이 판촉사원은 다음날인 12일 아침 학교에 들려 학생들의 도서구입 신청서를 들고 돌아갔다.
학부모 K씨(39·전주 효자동)는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와 선생님이 책을 사라고 했다면서 알림장에 끼워 온 구입신청서를 마치 숙제처럼 내일 아침까지 내야 된다고 졸라서 혼났다”고 털어놨다.

게다가 이 판촉사원들은 도서를 구입할 경우 장난감과 같은 사은품을 준다고 해 아이들의 환심을 끌었다. 
물론 ‘퇴직 교원’이라는 도서 판촉사원들이 학교에 들어와 교실에서 아이들에게 도서 판촉 유인물을 나눠주는 과정에서 교사들의 제지는 없었으며, 어린 초등학생들을 상대로 한 모든 판촉행위 과정이 교사들의 묵인아래 이뤄졌다.
이에 대해 해당 학교와 교사들은 “책임이 없다”면서 발뺌하고 있다.

이 학교 오모 교장은 취재를 하는 자리에서 사실 확인을 묻는 질문에 “그날은 고엽제 진단을 받기 위해 병원에 갔었다”면서 “알았다면 못하게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도서실 관리업무를 담당하는 2학년부장 박모 교사 역시 “이 사람들이 교실 문을 열고 교장실을 들려서 왔다고 말해 학교의 허락을 받은 것으로 이해했다”면서 “누군지도 모르고 판촉유인물의 내용이 무엇인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 교사는 “아이들의 말을 다 믿으면 안 된다”면서 “애들이 말한 선생님은 판촉사원들일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한 학부모는 “교실에서 상행위가 이뤄졌다는 자체가 문제인데다 오히려 애들을 탓하는 교사의 기본적 자질이 의심스럽다”면서 “판촉 다음날 학교에 와 신청서를 다시 받아갔다는 것은 학교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학부모도 “지난해도 아이가 책에 끼워주는 장난감 때문에 사달라고 해서 책을 샀는데 질이 형편없어 실망했는데 올해 또 책을 팔고 학교에서 나 몰라라 하는 것은 학부모를 우롱하는 처사”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한편 확인취재과정에서 해당 ○○교과연구회 관계자는 “교원단체는 아니고 출판사인데 전직 교사들이 판촉활동을 많이 한다”면서 “꼭 교육부 추천도서라기보다는 아이들이 책을 많이 읽어주면 교육부가 좋아할 것”이라는 어처구니없는 대답을 했다. 교육부에도 확인한 결과 공식적으로 ‘교육부 추천도서’라는 건 존재하지 않는다. 소장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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