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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식과 졸업장 수여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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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식과 졸업장 수여식
  • 전민일보
  • 승인 2015.03.0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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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남 前전주화산초 교장

 
요즘은 졸업식을 졸업장 수여식이라 한다. 언제부터 그렇게 바뀌었는지 모르지만 좀 의아하다. 졸업은 교육과정에 의하여 학업을 마치고 졸업하는 의식이다. 졸업하는 의식이니 졸업식이라 해야 할 것 같다. 졸업식은 단순히 졸업장을 받는 것에 그치는 게 아니고 정든 학교와 친구들이 헤어지는 자리다.

나는 1951년에 초등학교를 졸업했다. 졸업식에서는 헤어지는 것이 섭섭하여 울음바다를 이루었다. 식순에 송사와 답사가 있었는데 그 내용이 줄줄이 아쉬움과 그리움이 깃들어 있어 그 때부터 훌쩍이기 시작했다. 마지막 졸업식 노래에서 “잘 있거라 아우들아 정든 교실아. 선생님 저희들은 물러갑니다.”할 때는 목이 메어 제대로 노래를 부르지도 못했다. 못살고 어려운 때라 헤어지면 언제 다시 만날지 기약도 없는지라 아쉬움이 많았다. 졸업하고 중학교에 진학하는 사람은 손꼽을 정도이고 도시로 일자리를 찾아 떠나야 하니 학교를 떠나기가 싫었던 것이다.

사범학교를 졸업하고 교단에 섰을 때에도 나라 형편은 별로 나아지지 않아 졸업식 모습은 비슷했다. 6학년을 맡아 여러차례 졸업을 시켰는데 그 때마다 아이들이 울면서 학교를 떠나지 않아 돌려보내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심지어 집에까지 찾아와 갈 줄을 몰랐다. 그만큼 헤어지는 것이 아쉬운 졸업식이었다.

대학교에서는 과정을 마치면 학위를 수여한다.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수여하니 자연히 학위 수여식이다. 대학교는 학위수여식이 당연하다. 이미 학문적으로 완성단계에 이르는 자리라 학위 수여가 큰 의미를 갖는다. 전문적인 교육을 마치고 전공분야로 나아가므로 인생행로에 큰 획을 긋는 자리다. 그러나 초·중·고등학교는 학위를 수여하는 식이 아니다. 국민생활에 필요한 보통교육을 받은 것이다.

요즘은 상급학교에 진학하지 않는 사람이 없고 거의 다 대학교에 들어간다. 졸업이 끝이 아니다. 또 교통 통신이 발달하여 세계가 하루 생활권이 되었으니 헤어지고 만나는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 그러니 졸업식도 헤어진다는 느낌을 주지 못하는 것 같다. 옛날처럼 식장에서 눈물짓는 사람도 없다. 졸업식의 의미가 상실된 듯 싶기도 하다. 그러나 뜻 있는 선생님은 타임캡슐을 만들어 학교에 묻고 기간을 정하여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기도 한다. 졸업을 뜻 깊게 하려는 일이다. 이런 선생님이야말로 형식에 그치려는 현재의 졸업장 수여식에 참 의미를 심어주는 일이 아닌가 한다.

졸업식은 졸업에 의미를 두어 뜻 깊게 치루는 것이 마땅하다. 친구들과 헤어진 뒤에도 만나는 끈이 되고 모교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어주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멀리 떠나 있어도 고향을 그리는 마음이 샘솟게 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졸업장을 수여하고 끝마치는 졸업장 수여식에서, 졸업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여 품격 있는 졸업식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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