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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방화복 입고 화마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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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방화복 입고 화마 속으로
  • 김병진 기자
  • 승인 2014.04.22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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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점검]전북, 소방장비 노후화 심각 여전
 

전북소방의 장비 부족·노후가 여전히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장비 노후화는 국정감사 등에서 수차례 지적됐지만 예산부족 등으로 해결의 기미가 없어 화재진압에 나서는 소방관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소방방재청이 21일 발표한 ‘2014년 소방장비 통계’에 따르면 전북지역 소방 기동장비는 소요량 429대에 보유량 355대로 74대가 부족한 상태다. 이는 상대적으로 적은 면적을 담당하는 광역시를 제외하면 전국에서 가장 적은 수준이다. 소방정 역시 단 1대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

화재진압 기본인 소방차(펌프카)도 105대에 불과했다. 인근 전남(206대), 충남(200대) 등이 200대를 넘는 것과 대조적이다. 그나마 보유하고 있는 차량도 내구연도가 넘어 교체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대형펌프카 1대, 중형펌프카 27대, 화학고성능차 3대, 굴절차(35 이하) 2대, 구급차 6대, 화재조사차 등이 내구연수(펌프카·화학차 10년, 화재조사차 8년)를 넘긴 채 운행 중이다. 노후된 장비로는 최근 각종 잇따라 발생하는 화학물질 유출 사고 등 다양화·대형화 추세의 화재·화학사고에 효과적인 대응이 어렵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화재진압에 나서는 소방관들의 안전을 지켜주는 최소한의 보호 장비도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방화복은 전체 소요량 대비 112개가 모자랐고, 방열복은 343개, 내전복은 290개가 부족한 것으로 집계됐다.

보호장비도 노후가 심각한 상황이다. 전북지역 소방관들이 사용하는 방화복과 방열복의 노후율은 각각 50.3%와 41%로 집계됐다. 공기호흡기 세트(45이상) 역시 전북소방이 보유하고 있는 1817개 중 1117개(60%)가 낡아 제 성능을 발휘하기 어려운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장비는 소방관의 생명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심각한 상황이다.

결국 대형 화재사고로 소방관이 순직하거나 다치는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첨단장비 도입이 약속되지만, 그때일 뿐 화재 현장에 나서는 소방관들은 예나 지금이나 낡은 소방장비로 화마와 싸우고 있는 실정이다.

전주의 한 소방관은 “첨단장비는 고사하고 내구연한이 거의 다 된 장비들의 교체가 더 시급하다는 게 화재 현장에 나서는 소방관들의 절실한 바람이다”며 “순직 사고 나면 더 관심을 받다가 흐지부지되고 그러다 보면 또 순직사고가 나고. 그런 식의 악순환이 계속된다. 안전사고 방지 교육을 한다고 해서 사고가 안 나는 게 아니다. 사고가 안 나는 조건을 만들어줘야 사고가 안 나는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 전북도는 올해 26억 원을 들여 펌프차(중형) 6대와 구급차 6대 등을 대체도입 할 예정이다. 전북도 소방본부 관계자는 “노후화율 문제를 아무리 지적해도 예산이 반영되지 않으면 어쩔 수 없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우리지역의 현황을 감안하면, 해소 기미가 안 보인다”면서 “국고 지원을 늘려줬으면 좋겠지만, 중앙에서는 지방에서 해결하라는 식이어서 소방차량의 노후화 문제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김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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