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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현수막에 묶인 가로수“숨막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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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현수막에 묶인 가로수“숨막혀”
  • 김병진 기자
  • 승인 2014.03.26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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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전 완주군 삼례읍 삼례삼거리. 전주, 익산, 완주가 만나는 요지인 탓에 하루에도 수만대의 차들이 지나다니고 있었다. 이전부터 삼례교차로는 신호대기 중인 운전자들을 상대로 한 홍보 효과 큰 것으로 알려지며 지정 현수막 게시대만 4곳(16개)에 달한다.


하지만 신고 되지 않은 가구, 아파트 분양, 개업식당, 대학교 홍보 등 10여개의 다양한 현수막이 벚나무와 가로등 기둥에 흉물스럽게 내걸려 있었다. 한 가로수 밑은 쓰레기장으로 전락한지 오래다. 운전자들이 버린 쓰레기에서 흘러나온 오물들이 악취를 풍기며 가로수에 스며들어 생장을 저해하고 있었다.


주변 상인은 “불법 현수막이 무질서하게 내걸리면서 도시미관을 해치고 있다”며 “도로변 관리가 전혀 안되다 보니 운전자들도 쓰레기를 버리는데 별 문제를 못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행정당국이 현수막을 제거 할 때 가로수에 묶인 끈은 그대로 방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이날 삼례교차로 주변에는 10년생 이상 왕벚꽃나무 6~7그루의 기둥과 가지 곳곳에 수십개의 노끈과 철사가 감겨 있었다. 이는 결국 나무의 장기적인 생육에 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원광대 조경학과의 한 교수는 “현수막 고정끈이 가로수에 오랫동안 걸려있게 되면 뿌리와 나뭇가지로 연결되는 수분의 이동을 방해해 생장을 저해할 수 있다.”며 “고정끈으로 인해 나무가 손상되면 손상된 부분으로 인해 병충해에 노출되기도 한다. 쓰레기에서 흘러나온 오폐물들의 경우, 일정량까지는 토양이 희석해주겠지만 오랫동안 쓰레기투기가 계속되면 자정작용에 한계가 생겨 나무에 피해를 주게된다”고 설명했다.


대학생 김모(23)씨 “버스를 타고 가다 보면 아름답게 핀 벚꽃으로 기운이 좋았던 기억이 난다”며 “식목일이 코 앞 인데 있는 나무라도 잘 보호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완주군청 관계자는 “불법 현수막 단속 시 나일론끈과 철사, 못 등을 모두 제거하고 있다”며 “토·일요일 기동순찰반을 가동하는 등 불법 현수막에 대해서는 지속해서 단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가로수 문제의 경우 시민들이 개인적인 이해관계를 떠나 나무의 생장을 위해 다같이 노력해주어야 해결할 수 있는 일”이라며 “가로수 밑 쓰레기 투기와 가로수 현수막 설치를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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