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왱이집 수험생 아침식사 무료제공
수능 시험일 아침, 따뜻한 콩나물 국밥으로 수능 시험생들에게 원기와 용기를 북돋아주는 곳이 있어 화제를 모았다.콩나물국밥으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왱이집’, 18일 새벽 5시부터 가게에 나온 유대성 사장은 여느 때보다 유달리 분주해 보인다. 이날은 수능 시험일, 가게를 찾은 수험생들에게 콩나물국밥을 챙겨주기 위해서이다. 밥값도 받지 않는다.
가게 문을 처음 열었을 때부터 시작했으니 20년 가까이 해 온 일이다. 주변에 입시학원과 독서실이 많아 수능 시험일이면 가게 찾는 수험생들이 적지 않다.
학원생들은 재수, 삼수생들이 대부분이다. 재수하는 이들이 수능 시험일에 부모님들의 격려도 부담스러워 혼자서 아침을 때우는 것을 보고 마음이 걸려 시작한 일이다. 고3 수험생과 사수생도 포함시킨다.
수험생들이 부담을 느낄까봐 식당 안에만 격려 문구와 함께 식사를 무료로 제공한다는 안내 글을 걸었다. 돈을 내겠다고 고집을 피우는 학생에게는 “우리집에서 공짜 밥 먹은 학생들이 시험 성적이 잘나와 좋은 대학에 많이 갔다”며 완곡하게 사양하며 용기를 돋궈준다.
그리고 나가는 학생들에게 한지 편지봉투에 정성스럽게 포장한 초콜릿을 건넸다. 겉에는 유 사장이 직접 써 넣은 ‘차분하고 신중하게, 정답은 정확하게, 힘내세요, 파이팅’이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작년에는 점심으로 김밥을 준비했지만 찬밥을 먹이는 것 같아 올해는 초콜릿으로 메뉴를 바꿨다. 시험장이 먼 학생에게는 택시비도 손에 쥐어 주었다.
이날 콩나물 국밥을 먹은 수험생은 대략 80여명, 더 많은 학생들에게 아침밥을 챙겨주지 못한 것을 못내 아쉬워했다.
유 사장은 “생색 낼 것도 아닌데…”라며 손사래를 친다. “누구나 다하는 것이고 어머니라면 똑같은 심정이 아니겠냐”며….
신성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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