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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까발려 주어야 할 성 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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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까발려 주어야 할 성 폭력!
  • 전민일보
  • 승인 2010.08.20 0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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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폭력 문제가 사회적 이슈다. 잘 나가던 젊은 국회의원의 성폭력성 발언이 문제가 되고,길거리 성추행에서 직장 내 성폭력, 장애인 성폭력, 아동성폭력, 친족 성폭력에 이르기까지 성폭력과 성범죄에 관련한 뉴스들이 하루에도 몇 건씩 터져 나온다. 평생 존경 받아온 교육자가 하루아침에 파렴치한으로 전락하고, 품위를 자랑하던 지도층 인사가 성에 관한 농담 한 마디 섣불리 했다가 하루아침에 망가져버리는 일이 어디 한 둘인가?
 요사이 매일같이 터져 나오는 성폭력, 성범죄 보도들을 접하고 보면 이거 우리 사회의 성 문화 수준이 이토록 천박한가 하는 안타까움마저 생길 지경이다. 파렴치한이나 섣부른 성적 농담의 파문을 넘어서 날이면 날마다 성범죄자들의 경악스러운 행태가 뉴스로 전해지는 세상이다. 이런 뉴스들은 2010년 우리 한국사회의 현실을 보여주는 일면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그저 보고 지나칠 수가 없겠다.
 성폭력과 성범죄는 어느 사회에서건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크고 작은 성폭력을 문제 삼을 수 있는 것은 그만큼 사회 구성원들의 의식구조가 건강해졌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겠다.  예전 같으면 농담으로 여겨 웃고 넘어가던 이야기들이, 이제 때와 장소를 가리지 못하면  상대 성에게 수치심을 유발한 것으로 간주된다. 사회적 망신은 물론, 하루아침에 성폭력 가해자로 낙인찍혀 그동안의 업적마저도 빛이 바래고 만다. 남녀를 불문하고 성에 관한 한 넘어서지 말아야 할 도(度)가 더욱 엄격해진 것이다.
 성폭력에 관한 사회적 기준이 엄격해진만큼, 언론의 성폭력 사건 보도 또한 신문 지면에 더욱 늘어가고 있다. 성폭력 문제에 많은 이들이 민감해진 만큼 성범죄든 성폭력 언행이든 조금만 관련이 있으면 기사화되어 독자들에게 금세 전달된다. 하지만, 성폭력 보도를 접하면서 아쉬운 점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성폭력 문제에 관한 보도의 문제점을 간단히 언급하자면, 기사의 틀이 다분히 획일적이라는 것이다.
 신문지상에 등장하는 성폭력 보도를 보면, 단순 사건 보도를 넘어서면 대개가 성폭력의 원인과 처벌, 대책, 가해자 개인의 문제로 획일화하는 경향이 보인다. 특히 어린이나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상대로 한 성폭행 사건의 경우 그 원인을 가해자 개인 문제에 지나치게 집중하는 듯하다. 검경의 수사과정이나 처벌, 관계기관 단체가 제시하는 재발방지 대책도 가해자에 대한 처벌수위를 강화하는 것 정도로 요약된다.
 허나 이런 정도의 틀에 박힌 보도가 성범죄와 성폭력을 방지하는 데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될까? 어느 정도 도움이야 당연히 되겠지만, 적어도 이 사회의 여론을 선도해 가는 언론매체라면 더 앞선 역할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사회의 공기(公器)로서 언론이 성범죄, 성폭력에 대해 사회적 사고 변화를 이끌어나가야 하지 않겠는가?
 그동안에 여성단체 등에서는 성폭력 방지 정책의 인기몰이식 측면과 그에 따른 오류를 누누이 지적해 왔다.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다각적 분석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런 지적과 주장을 언론이 먼저 수용해 앞장선다면, 성폭력 문제에 관련해 언론매체로서 제대로 역할하는 것이 아닐까? 성폭력 가해자들의 범행동기 등을 진단, 제시하고, 성폭력 범죄의 여러 유형과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조사, 연구를 담아내기 위해 사회적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그렇다면, 언론 또한 성폭력 관련 보도를 통해서 당연히 이러한 노력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 언론이 앞장설 때에 우리 사회의 성폭력 문제를 좀 더 정화(淨化)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예전부터 끊임없이 있어 왔고, 그에 대한 사회적 기준이 엄격해진 지금도 여전히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이 ‘문제’를 말이다.
 나아가  우리 사회의 성 문화를 더 깊고 폭넓게 진단하고 문제점을 제시하는 일에도 언론이 나설 때 아닌가 싶다. 사건화하는 성범죄, 성폭력 말고도 우리 사회에서 실제 일어나는 왜곡된 성 문화의 양상은 헤아릴 수가 없다. 그럼에도 독자들이 우리 사회의 성 문화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얕게나마 짐작할 수 있는 것은, 점잖은 일간신문과 방송보다는 이른바 엘로우 페이퍼(Yellow Paper)를 통해서다. 우리 사회가 섣부른 성적 농담도 엄격히 재단해낼 수준이 되었다면, 이제 성범죄, 성폭력은 물론 왜곡된 성 문화의 현실까지도 언론이 제대로 까발려 주어야 할 시대가 되지 않았는가?

독자권익위원, 전북의정연구소 주간 金壽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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