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해양부에 따르면 2005년 공공기관 지방 이전 계획에 따라 민간자본 10조6900여억원과 국비 7500여 억원 등 모두 11조4400여 억원을 들여 부산, 대구, 광주·전남, 울산, 강원, 전북, 경북, 충북, 경남, 제주 등 10개 혁신도시를 건설한다. 하지만 2007년 9월 첫 삽을 뜬 이래 지금까지 부지 조성 공사 추진율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부산(78.6%)과 제주(49.5%)를 제외한 8곳이 3∼20%대로 평균 22.6%에 머물고 있다. 특히 상당수의 기관이 지난해 말까지 승인을 받도록 하겠다고 했지만 아직도 이전 인원과 시기, 부지, 시설 규모 등을 논의하고 있어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안갯속의 걸음과 크게 다를 바 없다. 한국토지주택공사 통합 본사 지방 이전 논의가 장기화로 치달으면서 전북 혁신도시 완공 시점 역시 계획대로 오는 2012년까지 가능할 지 의문시되고 있다. 1조5420여억원이 투자될 전북 혁신도시의 공사 추진율이 불과 19.2%에 머물고 있다.
타 혁신도시와는 달리, 최대 이전 기관인 토지공사가 주택공사와 통합되면서 통합공사 이전지역 결정을 놓고 경남과 갈등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양 지역간 합의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정부가 결정 시기를 선거 이후로 미루고 있어 2012년 완공이 힘들다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들린다.
이에 정부는 미승인 기관의 지방 이전 계획과 통폐합 기관의 이전 방안을 조속히 확정토록 하고, 이전 기관별로 부지 매입과 청사 설계, 착공, 부동산 매각 등에 대한 체크리스트를 마련해 분기별로 점검하겠다는 설명이지만 지금으로서는 쉽사리 속단할 수 없는 현실이다. 혁신도시 건설은 호랑이의 눈으로 관찰하고, 소처럼 한걸음 한걸음 나가는 호시우보(虎視牛步)를 견지해서는 참으로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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