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용노동부 임금 체불 해마다 증가...실질임금은 4개월 연속 줄어들어
- 중기중, 사업주들도 어려운 사정 호소...자금사정 곤란하다 26.9%에 달해
“상여금은커녕 월급 지급도 힘든 실정입니다.”
도내 한 부품 공장 대표 A씨는 추석 명절을 맞아 상여금이 지급되는지를 묻는 말에 한숨부터 내쉬었다.
이 업체는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북미 등에 대한 수출길이 막히면서 매출이 급감했다. 이 때문에 그동안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직원 월급을 지급해오는 상황이어서 추석을 앞두고 상여금 지급은 엄두도 못 내고 있다고 막막해했다.
A씨는 “예년 같으면 직원 근무 연수에 따라 명절 상여금으로 1인당 30만원에서 150만원씩을 지급해왔다”며 “올해는 월급지급만으로도 부담이 큰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민족대명절인 추석이 보름 앞으로 다가왔지만 얇아진 주머니 사정에 한숨짓는 이들이 늘고 있다. 그나마 월급이라도 제때 나오면 다행이다. 고물가와 경기침체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 임금체불액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3.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근로자 1인당 월평균 임금총액(명목임금)은 373만7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증가했다. 명목임금은 지난 2월부터 5달째 전년 동월 대비 증가를 거듭하고 있다.
문제는 물가를 고려한 월평균 실질임금이 4개월째 감소 추세에 있다는 점이다.
근로자 실질임금은 지난 2월 0.7% 반짝 증가한 뒤 바로 다음 달인 3월부터 지난 6월까지 4개월 연속 뒷걸음질 치고 있다.
제때 월급만 나와도 그나마 사정은 나은 편이다. 올 상반기 임금체불액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었던 1년 전보다도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부가 밝힌 올 상반기 임금체불액은 8232억원으로, 전년 동기(6655억원) 대비 23.7% 증가했다.
건설업 임금체불 비중은 2020년 17.6%, 2021년 19.4%, 2022년 21.7%, 2023년 7월 현재 23.9%로 매년 늘고 있는 추세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조사한 '2023년 중소기업 추석자금 수요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추석 대비 올해 '자금 사정이 곤란하다'고 응답한 기업은 26.9%로, '원활하다'고 응답한 기업(15.8%)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기중 관계자는 “추석 자금수요 규모 감소는 적지 않은 중소기업이 긴축경영을 바탕으로 수출감소와 내수부진에 대응하고 있는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며 “고금리·유가상승 등 어려움 속에서도 중소기업이 활로를 찾을 수 있도록 정부가 내수진작과 수출 지원 확대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명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