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추억이었던 아날로그 감성의 빨간 우체통이 전주시 거리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다.
단 몇 초 만에 다른 이에게 연락과 소식을 알릴 수 있는 SNS와 메신저 등이 발전, 보편화되면서 어느 순간 편지는 시민들에게서 멀어지고 있다,
손수 적어야 하고 전달되는데도 시간이 꽤 걸린다는 단점 때문에 편지는 시민들의 눈길조차 못 받고 있다.
15일 전북지방우정청에 따르면 올해 전주시의 우체통 개수는 모두 125개다. 2004년 전주시의 우체통은 340개로 18년 동안 무려 3배 가까이 줄었다.
집배원들은 매일 같이 우체통을 확인하며 우편물들을 수거하고 있지만 텅 비어있을 때가 다반사다. 일부 우체통에만 3~4건의 우편물들이 있는 상황이다.
이마저도 금융기관과 관공서 등의 고지서라는 것이 전북우정청의 설명이다.
우편물을 수거해야 하는 집배원은 우편물이 아닌 쓰레기를 치우는 일을 겪기도 한다.
전주우체국의 한 집배원은 “우편물이 있는지를 확인할 때 이용이 안 되는 우체통은 우편물 대신에 사탕 포장지 등의 쓰레기들이 있는 경우가 많다”며 “예전의 수북이 쌓인 우편물 대신 쓰레기들이 있으니 과거가 그립기도 하고 아쉬운 마음도 든다”고 전했다.
우체통 도색 등 유지 및 관리비용도 꾸준히 들어 이용이 뜸한 우체통들은 우정청에서도 철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동전주 우체국 관계자는 “3개월을 기준으로 하루 평균 10건 이하의 우편물이 있을경우 여러 가지 사안들을 고려해 철거해 나가고 있다”며 “메신저 등 발전에 따라 앞으로의 우체통은 더욱 사라져 갈 것 같다”고 말했다.
시민 최모(61)씨는 “길거리에 보이는 낡은 우체통들을 볼 때면 옛날 생각이 나서 가슴이 찡한한다”며 “지금은 스마트폰으로 지인들에게 빠른 소식을 전할 수 있지만 수기로 써서 감정을 보내는 손 편지를 썼던 것이 그리울 때가 있다. 점점 사라져 몇 년 후에는 사라지겠지만 깊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고 회고했다. 박민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