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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작가 최기우, 세 번째 희곡집 '은행나무꽃'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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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작가 최기우, 세 번째 희곡집 '은행나무꽃' 출간
  • 김영무 기자
  • 승인 2021.09.22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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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작가 최기우가 세 번째 희곡집 '은행나무꽃'(평민사)을 냈다. '상봉'(2008·연극과인간)과 '춘향꽃이 피었습니다'(2009·연극과인간) 이후 12년 만에 낸 이번 희곡집에는 '누룩꽃 피는 날'(2010)과 '교동스캔들'(2013), '은행나무꽃'(2014), '수상한 편의점'(2015), '조선의 여자'(2020) 등 다섯 편이 실렸다. 
표제작인 '은행나무꽃'은 제32회 대한민국연극제와 제30회 전북연극제에서 희곡상을 받은 작품이다. 성리학이 삶과 국가 통치 이념으로 굳어지며 권문세가와 사대부가 대립하던 1400년대 고려 말과 조선 초를 배경으로, 전주한옥마을 ‘600년 은행나무’에 얽힌 이야기를 엮었다. 이야기의 중심은 실존 인물인 최덕지(1384∼1455)와 그의 첫 번째 아내인 이이화(가상 인물)다. 상하·존비·귀천의 명분과 이상과 현실의 괴리에서 방황하며 인화(人和)의 참뜻을 찾아가는 최덕지와 ‘벼꽃과 감자꽃이 펴야 백성의 삶이 평안하고 사대부의 시문보다 백성의 태평가가 나라를 더 강성하게 한다.’라고 믿는 이이화, 두 사람이 들려준 “모두 똑같은 사람”이라는 말에 감격하며 소박하게 평등한 세상을 꿈꾸는 민중의 마음이 오래 묵은 나무의 향처럼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진다. 
전주를 배경으로 한 '교동스캔들'은 과거에 인연을 맺지 못한 남녀가 전주한옥마을에서 다시 만나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깨닫고 인연을 잇는 내용이다. 은행나무가 늘 사람들 곁에서 자라듯이 여전히 은행나무에 깃들여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관한 ‘2013 공연예술창작지원사업’에 선정됐으며, 그해 언론사와 문화계에서 ‘가장 전주다운 연극’으로 평가받았다. 
'누룩꽃 피는 날'은 전주시립극단의 창단 25주년 기념공연으로 무대에 올랐다. 값도 다르고 안주가 나오는 방식도 다르고 분위기도 다른 전주의 막걸릿집들처럼 작품은 갖가지 이야기와 사건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70·80년대 전주의 예술인들과 주객의 발길을 붙잡은 선술집·학사주점, 막걸릿집보다 더 부산했던 백반집·닭내장탕집. 빈 주전자가 늘어날수록 더 근사한 안주들이 나오는 것처럼 작품 속 구수한 이야기를 따라가면 더 아련한 기억들이 꺼내진다. 
'조선의 여자'는 태평양전쟁과 위안부, 창씨개명, 신사참배, 미군정 등 1940년대 해방을 전후로 긴박하게 살았을 우리의 거친 가족사와 그 속에서 여전히 고통을 안고 사는 우리의 자화상이 서글프게 담겨 있다. 소리를 좋아하는 열일곱 살 처녀 송동심을 중심으로 한 가족 이야기로 그려지지만, 속내는 국가의 폭력과 시대의 아픔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제36회 전북연극제에서 희곡상을 받았으며, 2020년 한국극작가협회의 한국희곡명작선에 선정됐다. 
'수상한 편의점'은 작가의 첫 작품으로 지금도 전국의 여러 극단에서 공연되는 '귀싸대기를 쳐라'(2001)의 2015년 버전이다. 경찰서 앞 편의점을 배경으로 인간 생활의 모순과 사회의 불합리를 풍자적으로 표현했다. 제31회 전북연극제에서 희곡상을 받았으며, 전주영상위원회의 ‘전북 문화콘텐츠 융복합 사업’에 선정됐다. 
2000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소설)로 등단한 최기우 작가는 연극·창극·뮤지컬·창작판소리 등 무대극에 집중하며 100여 편의 작품을 무대에 올렸다. 특히, 전라북도의 인물과 설화, 역사와 언어, 민중의 삶과 유희, 흥과 콘텐츠를 소재로 한 집필 활동에 힘을 쏟고 있다. 최기우 작가(최명희문학관 관장)는 “각 작품의 단어와 문장과 문단과 행간의 사연들이 이 땅의 역사를 더 풍성하고 당당하게 하길 바라며 여러 사람의 손길을 거치고 입말을 타면서 근사하게 익어가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김영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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