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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국보훈의 달.. 임실호국원에 쌓인 6톤의 ‘플라스틱 무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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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국보훈의 달.. 임실호국원에 쌓인 6톤의 ‘플라스틱 무덤’
  • 장세진 기자
  • 승인 2020.06.04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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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임실호국원에 연간 38톤에 달하는 ‘플라스틱 조화’가 버려지고 있어 참배객들의 ‘한 묘역 한 송이 조화’운동 참여가 절실하다.

특히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참배객이 늘어나는 6월 한 달에만 6여 톤의 조화 폐기물이 발생해 호국원이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4일 오전 국립임실호국원 인근 도로는 조화를 판매하는 상점들이 점령하고 있었다. 상인들은 지나가는 차량들을 향해 조화다발을 흔들며 호객행위를 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조화는 한 다발에 2만원 안팎의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었다.

호국원 안으로 들어서자 드넓은 묘역에 1만 6304기의 묘지가 줄지어 있었고, 묘지 앞마다 놓인 화병에는 화려한 색의 조화가 가득 꽂혀있었다. 참배객들은 저마다 손에 색색의 조화를 들고 와 묘지 앞 화병에 꽂았다.

이렇게 새 조화를 헌화하면서 기존에 꽂혀있던 조화는 쓰레기통에 버려지고 있었다. 이곳에서 발생하는 폐기물 중에 70%가량이 이렇게 버려진 조화라고 관계자는 전했다.

할아버지의 묘역에 참배하러 온 강모(38)씨는 “생화를 사고 싶어도 이 근방에는 파는 곳도 없을 뿐더러 조화가 생화보다 싸고 오래가서 선호한다”며 “조화를 많이 꽂으면 풍성하고 좋을 것이라는 생각에 환경오염에 대한 부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호국원에 따르면 지난해 폐기물 처리량은 38톤이며 처리비용 또한 2000만원에 이른다. 특히 6월 한 달 동안은 27톤 폐기물트럭 3대가 다녀갔다.

국립임실호국원 관계자는 “6월만 되면 참배객들이 버리는 조화다발이 산처럼 쌓인다”며 “호국보훈의 달마다 이곳에는 폐기물 비상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논란이 제기되자 일부 시민과 화훼농가들은 조화 대신 생화로 헌화하자고 주장하지만 이 또한 쉽지 않다. 생화는 유지기간이 길지 않아 관리가 어려운데다 썩으면서 악취가 나기 때문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조화를 반드시 꽂아야 한다면 ‘한 묘지에 한 송이 조화 헌화’ 기준을 정해 시행하자며 의견을 내놓고 있다.

호국원 관계자는 “유족들에게 환경 문제를 설명하고 조화를 한 송이만 헌화하도록 권장하고 있다”며 “‘한 묘지에 한 송이 조화 꽂기’ 운동에 적극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장세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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