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이 올 여름 ‘역대급 무더위’를 예고한 가운데 더위가 코로나19 생활방역을 위협하고 있다.
한낮 기온이 30도에 육박하는 등 최근 이른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답답한 보건용 마스크 착용을 꺼려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3일 전주시내 거리는 벌써 한여름이었다.
반팔과 반바지 등 얇아진 옷차림을 한 시민들이 햇빛을 막기 위해 양산을 쓰고 손에 시원한 음료수를 들고 있었다.
30도를 넘나드는 기온에 마스크를 벗은 시민들도 쉽게 목격됐다.
직장인 이모(37·여)씨는 “평소와 같이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고 나왔는데 너무 덥고 숨이 막혀 마스크를 벗었다”며 “마스크 안에 땀도 차고, 마스크를 쓰면 어지럽다”고 호소했다.
이 같은 상황에 덴탈마스크(수술용 마스크)도 공적판매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덴탈마스크는 KF80‧94 등 보건용 마스크에 비해 상대적으로 얇아 숨쉬기는 편하지만 침방울 등 비말 차단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중에 유통되는 식약처 인증 덴탈마스크 물량이 워낙 적은 데다 가격은 KF80‧94 등 보건용 마스크와 비슷한 정도로 높아지면서 공작판매로 전환해달라는 국민청원이 올라오는 등 시민들의 요청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가격뿐만 아니라 정식 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의 폭리를 우려하는 주장도 크다.
비말차단용 마스크 관련 기사 댓글에는 일반 일회용 마스크가 덴탈마스크로 둔갑하는 경우도 있다.
비말 차단 기능이 있는 덴탈마스크는 식약처 인증이나 의약외품이라는 문구가 포장에 들어가지만, 일반 시민들이 일반 일회용 마스크와 인증 마스크를 쉽게 구별하기 어렵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실제로 시중 약국이나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인증 제품에 비해 가격을 조금 낮춰 판매하는 일반 일회용 마스크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들 제품도 장당 1000원 수준으로 기존 가격에 비해 몇 배나 올랐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주부 김모(42)씨는 “덴탈마스크를 구입했는데 알고 보니 중국산 이었다”며 “가격도 크게 올라 1000원~2000원씩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인증 받은 제품만 공적물량으로 판매하면 가격도 안정되고 무엇보다 믿고 구매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덴탈마스크와 비말 차단용 마스크를 공적 마스크로 지정할 계획은 논의되고 있지 않다”며 “현재 덴탈 마스크의 국내 일일 생산량은 50만장 수준인데, 이를 조속한 시일 내에 두 배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업계와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명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