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4-26 02:58 (금)
이상저온으로 냉해 속출.. 타들어가는 꽃에 농가 비상
상태바
이상저온으로 냉해 속출.. 타들어가는 꽃에 농가 비상
  • 장세진 기자
  • 승인 2020.04.20 17: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추위로 배꽃이 모두 얼어 썩었어요”

20일 새하얀 꽃이 만발한 익산시 금마면의 배 과수원. 
하지만 가까이 다가가 살펴보니 말짱한 꽃을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꽃잎은 끝부분이 갈색으로 변했고, 꽃 가운데 암술 씨방은 시커멓게 썩어가고 있었다.

이렇게 냉해를 입어 썩은 꽃은 열매를 맺지 못한다.

배 농장주 권모(70)씨는 “이상고온으로 꽃이 일찍 피었는데 때 아닌 꽃샘추위가 닥쳐 날벼락을 맞았다”며 “꽃 90%가량이 모두 고사했다. 40년째 농장을 운영해 왔는데 이렇게 성한 나무가 없는 경우는 처음 본다”고 토로했다.

최근 꽃샘추위로 인한 이상저온으로 도내 과수농가들이 대규모 냉해를 입고 있다. 올해 봄철 이상고온으로 꽃이 열흘가량 일찍 피었는데, 지난 5~6일 아침 최저기온이 0도 안팎까지 떨어지면서 꽃이 모두 얼어버린 것이다.

이상저온과 밤낮 일교차로 저온피해를 입은 과수는 주로 일찍 꽃망울을 터뜨린 배와 복숭아, 사과 등에 집중됐다. 

전북도에 따르면 20일 현재까지 냉해 피해를 입은 과수원은 9개 시군에서 727건 740ha로 나타났다. 이는 축구장의 1013배에 달하는 면적이다. 조사가 진행되면서 피해 규모는 앞으로 계속해서 커질 전망이라고 도 관계자는 전했다.

완주군에서 복숭아 농장을 운영하는 김모(66)씨는 “꽃이 피기 시작하면 일주일 안에 인공수분을 해야 하는데 코로나19로 일손 구하기도 힘든데다가 이상저온으로 꽃이 얼어 올해 농사를 망쳐버렸다”며 “열매를 맺는 이달 말에 봐야 알겠지만 이대로라면 길거리에 나앉을 처지”라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꽃이 조금이라도 살아있으면 영양제를 투여해볼 텐데 이번에는 거의 모든 꽃이 죽어 소용이 없는 상황이다”며 “올해 수확량은 작년의 10%도 안될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처럼 도내 농가들의 피해가 속출함에 따라 도는 이달 말부터 정밀조사에 들어갈 방침이다.

도 관계자는 “이상저온으로 농가들의 냉해 피해가 유례없이 크다”며 “꽃에 열매가 맺혀 솎기 작업을 하는 이달 말부터 정밀 피해조사를 한 뒤 피해가 확인된 농가에 대해서는 1ha당 199만원의 복구비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해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농가에게는 가입을 유도하고 있다”며 “늦게 핀 꽃이라도 열매를 맺도록 적극적으로 인공수분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명수기자·장세진수습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2024 WYTF 전국유소년태권왕대회'서 실버태권도팀 활약
  • 군산 나포중 총동창회 화합 한마당 체육대회 성황
  • 기미잡티레이저 대신 집에서 장희빈미안법으로 얼굴 잡티제거?
  • 이수민, 군산새만금국제마라톤 여자부 풀코스 3연패 도전
  • 대한행정사회, 유사직역 통폐합주장에 반박 성명 발표
  • 맥주집창업 프랜차이즈 '치마이생', 체인점 창업비용 지원 프로모션 진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