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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집 고치고 짓는 과정에서 얻은 생생한 경험담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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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집 고치고 짓는 과정에서 얻은 생생한 경험담 담았다
  • 이재봉 기자
  • 승인 2020.02.26 1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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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호씨 ‘산전수전 겪지 않고시골집고치기’출간
시골집 수리-경량목조주택 새로 지을 사람들을 위한 책
책 본문 내용 다음카카오 ‘브런치’에 기고... 80만 뷰 기록

귀농 귀촌은 도시 생활을 하는 이라면 누구나 꿈꾸어 봄직한 일이다. 그러나 무턱대고 귀농했다간 유턴하기 십상이다. 

성공적인 귀농 귀촌을 위한 가장 어려운 선택은 살 집을 선택하고 집을 짓는 일일 것이다. 살 지역을 정하고, 집터를 잡고, 건축을 하기까지는 귀찮고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무턱대고 결정했다가 후회하거나 손해보는 일이 다반사이다. 

이처럼 귀농.귀촌을 생각해 농가주택을 수리하고 경량목조주택을 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이라면 주목할 만한 책이 출간됐다.

황지호씨가 직접 집을 고치고 짓는 과정에서 얻은 생생한 경험담을 ‘산전수전 겪지 않고시골집고치기(흐름·2만3,500원)’에 담았다.

'산전수전 겪지 않고 시골집 고치기'는 시골집을 수리하거나 경량목조주택을 새로 지을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저자가 직접 집을 고치고 짓는 과정에서 얻은 생생한 경험이 담겨 있다. 이웃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요령을 비롯해 좋은 집터, 피해야 할 집터, 시골집을 선택하는 기준, 공사비 내역을 덤으로 얻을 수 있다. 전문적인 건축에 대해서 몰라도 괜찮다. 

이책은 저자가 집을 짓고 수리하는 과정에 참여하여 건축 도중 발생하는 고민을 토로하거나 의견을 덧붙이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독자는 마치 이 과정에 참여한 인부의 한 사람이 된 것처럼 현장에 동참하게 된다. 때로는 고된 노동에 힘겹고,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펼쳐지면 화도 난다. 

공사 중이던 부엌을 비운 사이에 불이 날 때는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한다. 나아가 저자는 본문에 실용서의 조건을 갖추기 위한 노력도 매진했다. 공사 시작과 끝의 인과관계, 그 인과관계에 대한 객관적이고 냉정한 평가를 제시하려 노력한 흔적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과정을 지켜보다 보면 자연스레 인간에게 ‘집’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옛집을 보존하고 수리한다는 의미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이 생긴다. 

낡은 집을 허물지 않고,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복원하기 유리하도록 수리하는 저자의 방식은 낯설게 보일 수 있다. 

이는 옛집을 보존하려는 그의 인식과 관련이 있다. 그는 한옥과 옛집의 가치는 희소성이나 장식성이 아니라, 그 집을 지은 목수와 거기에 머물던 민중들의 삶과 가치관에서 찾아진다고 믿는다. 그 신념이 저자로 하여금 옛집을 허물고 그 위에 콘크리트 벽을 세우는 데에 강한 거부감을 느끼게 했다. 그에게는 옛집, 그 자체에 담긴 추억이 있었다.

책의 전반부는 시골집을 찾거나 새로운 집터를 구하려는 사람들에게 14가지의 조건을 소개하고 있다. 

풍수지리적인 조건을 포함하여, 현실적인 진단을 위한 사항들도 제시된다. 덧붙여 피해야 할 집터와 집을 실리적인 관점에서 소개하고 있는데, 이는 기존에 지어져 있던 시골집뿐만 아니라 새로 집을 짓기 위해 터를 마련할 때도 유의할 필요가 있는 것들이다. 

책의 후반부는 공사 과정이 사진과 함께 공사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날짜별로 전개된다. 

저자 본인이 인부가 되어 공사에 참여하면서 유의할 점이나 의문 나는 점, 재료나 공정의 장단점 혹은 실수와 잘못된 선택도 같이 언급함으로써 독자가 더 나은 선택을 하도록 돕는다. 

실무적인 부분 외에도 한옥을 비롯한 민가가 품고 있는 선조들의 지혜와 인문학적 지식들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다. 그 밖에도 처마, 지붕, 굴뚝, 등 각 구조의 종류와 방식, 원리를 안내하고, 어떻게 기능하는지 살펴본다. 

부록에서는 공사비용과 서이당 상량문의 글자에 담긴 의미를 다룬다. 비용은 날짜별, 항목별, 공정별로 인건비와 자재비 등을 상세하게 기록했다.

실제로 집을 수리하거나 새로 지을 계획이 있는 독자들이라면 아주 유용한 정보일 것이다. 그러나 공사의 규모나 종류, 목적에 따라 비용은 상당히 달라질 수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책을 꼭 순서대로 읽을 필요는 없다. 자신에게 필요한 부분만 찾아 읽어도 무방하다. 저자가 땀 흘려 일하면서 얻게 된 지식들을 한데 모아 생생하게 들려주는 만큼, 귀농 귀촌을 꿈꾸는 독자에게 이보다 더 좋은 안내서는 없을 것이다. 

황지호씨는'산전수전 겪지 않고 시골집 고치기'의 본문을 다음카카오 ‘브런치’에 기고해 80만 뷰를 기록했다. 지금은 1800년대 옛집 보존과 관련 된 글을 ‘옛집 보존 분투기’라는 제목으로 같은 곳에 기고하고 있다.

인문학과 관련된 글을 주로 써온 황지호씨는 국어교육학과 신문방송학을 공부하고 ‘2014 우수출판콘텐츠제작지원사업’에 선정, '잠수함 속 토끼'라는 인문서를 출간했다. 

줄곧 인문학과 관련된 글을 썼고 학원에서 국어와 글쓰기를 가르치고 있는 저자가 옛집을 수리하고, 1800년대 민가 한옥을 보존하는 일에 매진하게 된 이유는 옛집 속에는 민중의 삶과 가치관, 사고방식과 삶의 흔적, 공동체 협력과 한옥의 순수한 아름다움이 남아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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