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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동학농민혁명 125년’그날의 함성 울려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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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동학농민혁명 125년’그날의 함성 울려퍼졌다
  • 윤동길 기자
  • 승인 2019.05.12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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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뿌리’동학 가치, 범국민적 확산‘첫 발’

정부 주관 첫 기념식… 송 지사 등 400여명 상경
무장 포고문 낭독 등 전북 도민 주도적 참여 눈길

 

 

동학농민혁명이 125년 만에 국가 법정(5월 11일)로 제정된 가운데 지난 11일 정부 주관의 첫 동학농민혁명 기념식이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성대하게 열렸다. 이날 동학농민혁명의 근·현대사 의미와 뿌리가 조명되고 주체세력이었던 전북인들의 함성이 울려 퍼졌다.

문체부와 전북도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 북측광장에서 ‘제125주년 동학농민혁명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낙연 국무총리와 박양우 문체부장관, 이형규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이사장, 손화중 증손자, 혁명참여자 유족·단체, 전국 시도지사 등 1000여명이 참석했다.

전북에서는 송하진 도지사와 정읍시장, 부안군수, 고창부군수, 정읍·고창·부안 기념사업회원, 유족회 전주지부 등 400여명이 상경했다. 1894년 동학농민혁명이 발생한지 125년 만에 법정 국가기념일이 황토현전승일(5월 11일)로 제정된 이후 치러진 첫 국가 기념식이다.

동학농민혁명은 평등하고 자유로운 나라를 꿈꾸던 아래로부터의 저항과 개혁 정신이다. 동학농민혁명의 민본사상은 전국 곳곳의 의병활동과 올해 100주년을 맞는 3.1혁명의 마중물 역할을 했다.

그 혁명의 정신은 이후 4.19혁명, 5.18 광주민주화운동, 6월 민주항쟁, 촛불혁명으로 계승돼 민주주의의 뿌리가 됐다는 평가이다. 동학농민혁명은 125년전 전북 고창 무장기포지에서 포고문 낭독을 시작으로 촉발됐다.

지역적 한계를 벗어나 전국적으로 전개된 대한민국 역사 근현대사의 민주·민중혁명의 뿌리로 역사적 의의가 매우 크지만, 제대로 조명 받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이번 국가주도 첫 기념식으로 혁명정신의 가치와 의미를 범국민적으로 확산하기 위한 첫발을 내딛게 됐다.

이번 기념식은 동학농민혁명을 최초로 주도한 주체세력이 바로 ‘전북인들’이었다는 점이 부각됐다. 서막을 알리는 ‘천지가 울리다’ 에서 도 무형문화재 제7호인 고창 우도농악의 신명나는 판굿을 시작으로, 혁명의 정신적 근간인 무장기포지 포고문이 낭독됐다.

폐막을 알리는 ‘대동의 세상에서’는 전북도 무형문화재 제63호인 전주 기접놀이가 한바탕 서울광장에서 합굿을 벌였고, 도 무형문화재 제2호인 왕기석 명창과 정읍시립국악단이 공동으로 판소리 ‘천명’을 서울 하늘 아래에서 펼쳐놓았다. 고창 우도농악은 피날레를 장식했다.

 

특히 기념식에 포함된 전북 공연들은 수년간 기념일 제정 과정에서 논란이 있었던 시·군이 화합의 장을 마련한다는 의미로 전라북도가 정부에 건의하여 구성됐다. 하나 된 화합의 장이 그 의미를 더했다.

전북도는 동학혁명 정신의 역사적 의미와 가치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재인식되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오는 9월 서울에서 ‘동학농민혁명과 3.1운동의 연관성 조명을 위한 학술대회’ 개최를 추진하는 등 동학혁명정신 선양사업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송하진 도지사는 “오늘 기념식을 계기로 동학농민혁명의 애국·애족정신의 역사적 의미와 가치가 국가적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며 “앞으로도 혁명의 발상지이자 주체인 전라북도가 중심이 돼 동학정신 선양에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동학농민혁명 첫 국가행사… 앞으로 과제는?
“지자체 중심 사업, 국가차원의 재정립 필요”

“백성은 국가의 근본이라, 우리가 비록 초야에 묻힌 백성이나, 어찌 나라의 위기를 앉아서만 볼 수 있겠는가. 지금 의로운 깃발을 들어 나라를 보존하고 백성을 편안히 살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이를 죽음으로써 맹세하는 바이다.”
 

무장포고문

1894년 3월 20일(양력 4월 25일) 전라도 무장에 모인 동학농민군들이 반포한 선언서의 일부의 내용이다. 무장포고문(茂長布告文)은 전봉준 장군이 이끄는 동학농민군이 전국적 차원의 봉기를 단행하기 직전에 포고한 격문이다.

충북연구원 김양식 수석연구원은 “반봉건·반침략의 역사적 경험과 지향은 한국 근현대 민족주의 운동의 수원지와도 같다“며 ”동학농민혁명의 정신은 3·1운동과 독립운동, 4·19혁명, 5·18민주항쟁 등으로 면면히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동학농민혁명은 우리 민족의 주체적 동력과 자주적 발전을 확인해주는 소중한 역사적 자산임에도 국가기념일 제정 논의가 늦게 시작됐다. 100주년인 1994년부터 시작됐지만 의견이 하나로 모아지지 않았고, 추진동력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지난 2004년 3월 5일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등의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면서 동력을 확보하게 됐다. 국가기념일 제정을 둘러싸고 지역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파열음도 발생했다.

결국 동학농민군의 첫 전승지이고, 부패하고 무능한 봉건군대에 대항해 1300여명의 연합감영군을 섬멸한 ‘황토현전승일(5월 11일)’이 국가 기념일로 지정됐다. 1994년 동학농민혁명 기념사업 논의가 착수된 25년 만에 국가기념일 제정문제가 지난 2월 최종 해결됐다.

국가 차원의 동학농민혁명 기념일 제정과 다양한 기념사업이 추진되고 있지만, 각 지역과 단체 등의 이해관계에 따라 달리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9일 ‘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일 제정기념 공동세미나’에서도 이 같은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홍성덕 전주대 교수는 국가기념일이 제정됐지만, 무엇을 기념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적 대안이 준비 돼 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홍 교수는 “지자체 중심의 사업들을 국가차원에서 재정립하고, 새로운 사업을 발굴해 체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세길 전북연구원 연구위원도 “기존 기념사업들은 모두 지역 내 기념행사에 머무는 수준으로 지역 간 연계 사업이나 전국 단위의 유의미한 사업이 없다”면서 동학농민혁명에서 촛불혁명, 즉 전라감영 집강소에서 광화문으로 이어지는 현대적인 브랜드 전략을 제안했다.
윤동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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