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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자녀를 둔 학부모의 눈물이 마르지 않는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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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자녀를 둔 학부모의 눈물이 마르지 않는 현실
  • 전민일보
  • 승인 2018.01.16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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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자녀들. 그 자녀가 몸이 불편한 장애를 가졌다는 것만으로도 부모의 심정은 매일 타들어간다. 하물며, 장애를 가진 자녀가 있는 것은 서글픈데, 우리 사회와 제도권이 일반인의 시각과 잣대로만 이들을 재단하고 있으니 더욱 안타까울 따름이다.

얼마 전 서울 강서구 탑산초등학교에서 열린 공립특수학교 신설을 위한 주민토론회에서 장애아동 학부모들이 무릎을 꿇고 도움을 호소한 모습들을 언론을 통해 접했을 것이다. 우리사회의 장애인 혐오와 민낯을 드러낸 단면이라 씁쓸했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장애학교 설립을 위해 학부모들이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며 두손으로 빌면서 호소해야 하는 한국의 현실. 우리 모두의 부끄러운 현실이고, 과제이다. 정부와 지자체, 교육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고, 우리 사회의 인식도 변화돼야 한다.

‘차이를 인정하면, 차별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말뿐이다.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차별하는 것이 각박해진 요즘의 현실이다. 전주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전주자림재단의 인·허가시설 취소로 전주 덕진구 소재의 유일한 특수학교가 폐교위기에 놓였다.

집 앞에 가까운 특수학교를 놔두고 1시간30분이나 걸려 다른 지역으로 자녀를 보내는 부모의 심정은 자녀를 키우는 부모라면 공감할 것이다. 요즘처럼 새벽바람이 차가운 겨울이라면 더욱 그렇다.

장애학생과 부모 모두 고생이 아닐 수 없다. 지난 16일 도청에서 열린 특수학교 설립을 요구하는 자림학교 학부모들은 눈시울이 적시며 김승환 교육감과 송하진 도지사, 김승수 전주시장 등에게 대책을 촉구했다.

교육당국은 인근 특수학교로 전학조치와 일반학교에 설치된 특수교실 통합교육 등의 대책으로 충분하다는 인식인 모양이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펄쩍 튄다. 일반아이들과 중증의 지적장애를 가진 아이들의 통합교육은 또 다른 부작용만 낳을 뿐이라고 항변한다.

특수학교와 달리 지도교사 한명이 중증장애 학생들을 케어한다는 것은 현실적인 어려움이 크고, 일반학생간의 집단 따돌림 등 정서적 학교폭력이 만연한 상황에서 한번쯤은 장애학생과 학부모 입장에서 검토해야 할 사안이 아닌가 싶다.

장애 특수학교는 언제부터인가 우리사회에 혐오시설로 인식되고 있다. 서울 강서구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자신들의 거주지역에 특수학교가 새로 들어서는 것은 반대하는 경향이 많다.

전주 덕진구는 에코시티 개발 등으로 인구가 늘어나고 있고, 장애인들의 교육수요도 더 늘 수 있다. 근시안적인 교육행정에서 벗어나야 한다. 사학 비리재단의 인허가 취소는 당연하지만, 자림학교 폐교보다는 새로운 접근방식이 필요한 시점이다.

매일 아침 먼 거리를 통학해야 하는 자녀의 뒷 모습에 눈물을 흘리는 일 없도록 관계당국과 정치권, 지역사회가 머리를 맞대는 모습이 연출되기를 바란다. 감정에만 호소한다고 호도할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소신이 다수의 감정을 억누르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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