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개방 공간에 오랫동안 점거
군데군데 녹슬고 훼손된 채 방치
“저 차량은 왜 매일 이곳에 주차가 되어있답니까”
15일 전주월드컵경기장 주차장. 시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경기장 공원 안 일부 허용된 주차장에는 차량들이 빈틈없이 주차되어 있다. 산책을 하러 나온 시민들부터 인라인을 타러온 시민들까지 다양했다. 몇몇 시민들은 주차할 자리를 찾지 못해 다시 되돌아 나가는 차량도 보였다. 그 순간 경차주차구역에 큰 탑차 3대가 눈에 보였다.
기자가 월드컵경기장을 취재할 때마다 매번 봤던 차량이었다. 이 차량은 1달이 넘도록 움직임은 없었다. 자세히 다가가 살펴보니 군데군데 차량은 녹이 슬어있었으며 앞 범퍼가 부서진 차량도 있었다. 운전석 유리에는 ‘교통법규 준수 차량’, ‘모범운전자 차량’이라는 스티커가 붙어있었다. 또 도난경보기 작동중이라는 글씨도 보였다. 심지어는 앞 유리가 금이 살짝 가있는 차량도 있다.
해당 탑차는 전주월드컵 경기장에서 시민들을 상대로 그동안 전동오토바이 대여사업을 했던 차량으로 확인됐다.
시민 박모씨(41·여)는 “가뜩이나 주차할 곳도 없는데 왜 이런 곳에 주차를 해 놓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저런 차량은 견인을 해서 빨리 빼야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인근에서 산책을 하던 김모씨(51)는 “경차 구역에 대놓고 주차하는 얌체족인데 도대체 누가 저 운전자에게 교통법규 준수차량·모범운전자 차량 스티커를 준 것이냐”면서 “시는 차량을 통제한다고 해놓고 계도를 전혀 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따끔한 일침을 가했다.
전동오토바이 대여사업 차량이 주차장을 무단점거하고 있어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전주시설공단은 ‘FIFA U-20’을 앞두고 월드컵경기장 내부도로와 주차장 포장공사를 위해 지난 4월 10일 주차장을 전면 통제했다. 하지만 만남의 광장 주차장은 시민들을 위해 개방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전동오토바이 대여사업 차량이 크다보니 각도가 빠져나가지 못했던 것이 시설관리공단 측의 설명이다. 또 하나의 문제점은 이 전통오토바이 대여사업 차량 뿐아니라 견인 된 차량 약 3대가량도 이 곳에 주차되어 있다. 그만큼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해지는 것이다.
이에 시설관리공단 측은 “확인결과 시민들이 이용에 불편을 느끼고 있는 점을 충분히 느끼고 있다”며 “빠른 시간 안에 이 차량들을 뺄 수 있도록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최정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