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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지신] 부국강병도 좋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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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지신] 부국강병도 좋지만
  • 전민일보
  • 승인 2015.09.02 1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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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종원 사업가

 
自古皆有死民不信不立

“예로부터 사람은 누구나 죽지만

백성의 믿음이 없으면 나라가 설 수 없다”

어느 날 공자(孔子)의 제자인 자공(子貢)이 정치를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되느냐고 묻자, 공자가 “식량을 풍족하게 하고, 병력을 충분하게 하며, 백성들이 믿게끔 하는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첫째는 백성들이 먹고사는 일로 걱정이 없어야 하고, 둘째는 튼튼한 국가안보로 사회가 불안하지 않아야 하며, 셋째는 백성들이 지도자를 믿고 따라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세 가지는 어느 시대 어느 곳의 정치에서도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어느 하나도 버려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런데 자공은 “이 세 가지 가운데 부득이 하나를 버려야 한다면 어느 것을 버려야 합니까?”라고 또 묻습니다. 만약 세 가지를 모두 충족시킬 수 없고 어느 하나를 버려야 한다면, 어떤 것을 버려야 하느냐는 겁니다.

공자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병력을 없애야지.”하고 대답합니다.

병력은 백성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데 꼭 필요한 수단이지만 병력을 유지하고 확장하는 일은 백성이 잘 먹고살 정도로 경제가 풍족할 때 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강병보다는 부국을 앞세워야 한다는 겁니다. 요즘말로 하면 국방보다는 경제가 우선이라는 것입니다.

자공이 또 묻습니다. “남은 두 가지 가운데 어쩔 수없이 하나를 더 버려야한다면 어느 것을 버려야 합니까?” 나라의 경제가 좋지 않아서 국방을 포기한 것은 그렇다 치고, 식량과 믿음 가운데는 어느 것이 더 중요하냐는 것입니다.

공자는 “식량을 버려야지.”라고 대답합니다. 굶어죽는 한이 있더라도 믿음만은 끝까지 지켜야 한다는 겁니다.

정치를 하는 데는 첫째가 백성의 믿음이고, 둘째가 경제이며, 셋째가 국방의 순서로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어째서 백성의 믿음이 가장 중요하고, 경제가 그 다음이며, 국방은 맨 마지막일까요? 공자는 그 이유를 아주 분명하게 말합니다.

예로부터 사람은 누구나 죽지만, 백성의 믿음이 없으면 나라가 설 수가 없다.(自古皆有死民不信不立)

사람은 누구나 죽게 마련입니다. 국방을 제대로 못해서 적의 손에 죽기도 하고, 경제가 망가져 굶어죽기도 있습니다.

적의 손에 죽지 않고 굶어죽지 않아도, 늙으면 결국 죽을 수밖에 없는 게 사람의 운명입니다. 그렇다면, 이왕 죽는 거 깨끗하게 죽자는 것입니다. 사람이 오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살다 어떻게 죽는가 하는 게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국방이 튼튼하고 경제가 풍요로워도, 백성의 신뢰를 받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는 불신사회가 되면 부국강병의 토대가 무너질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백성들의 신뢰가 흔들리지 않는다면, 설령 사람들이 죽는다고 해도 나라가 무너지는 일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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