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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 의원과 예산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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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 의원과 예산심의
  • 전민일보
  • 승인 2015.07.30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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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선희 전주시의회 의원

 
매년 12월이면 국회에서 벌어지는 예산심의 진통을 TV를 통해 많이 접했을 것이다. 기초단체라고 예외는 아니다.

모든 의원은 누구도 빠짐없이 예산심의에 들어간다. 의원이 가장 빛날 때가 예산심의에 들어갈 때 일지도 모르겠다. 하여간 예산 심의장에 들어가는 의원은 마치 컴퓨터 게임 속 가장 빛나는 아이템 하나씩은 장착하고 들어가는 모습을 띠기 마련이다. 개인적인 모든 통로를 동원해서 살리려고 하는 집행부가 있고 그 사이에서 다른 의원들을 설득해 삭감하고 싶은 의원이 있는 것이다.

예산심의장 앞 복도는 마치 떳다방을 연상케 한다. 자기 소관부서가 심의 들어가면 밖에서 어떤 질문이 이어질지 안절부절이다. 혹 질문이 나오면 답변 자료를 국·과장에게 보여주어야 하고 더 자신 있는 답변을 준비할 수 있게 참고자료도 보여주어야 한다. 때론 의원들이 요구하는 자료도 준비해 주어야 하니 예산장 밖은 그야말로 전쟁터다. 간혹 예산장을 나오는 의원에게 자기 사업을 살리기 위해 설명도 간절하게 혹은 단호하게도 해야 한다.

의원은 예산을 편성할 권한이 없다. 그저 삭감하거나 편성토록 권고할 뿐이다. 그러니 삭감하려는 쪽과 살리려고 하는 쪽의 신경전이 예민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 하더라도 그저 각자의 권한이 있을 뿐이다. 인간적으로 생각하면 의원도 자기 관심분야이거나 전문분야이면 예산을 살리고 싶을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삭감에 더 무게가 실리기 마련이다. 그런 보는 눈의 차이에 의해 편성하는 집행부와 의결하는 의원간의 신경전은 말할 것도 없고, 같은 의원끼리의 신경전도 만만치는 않다.

추가경정예산이야 금액과 사업편성이 얼마 되지 않지만, 본예산은 훨씬 치열한 신경전이 일어날 것이다. 신경전에 빠져 있다 보면 왜 이런 신경전을 하는 지 잊을 수가 있다.

전북같은 기초단체야 의원들 지역별로 소속정당이 달라서 생기는 측면의 예산싸움보다는 자기 관심분야의 사업이 충돌할 때 신경전이 벌어지기 쉽다.

또한 몸담았던 단체의 예산일 경우에도 그 밀고 당기기가 일어나기 쉽다. 그렇다 하더라도 상대가 살린 예산에 대한 예의도 있는 법이다. 누가 살렸건 예산은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합의한 것이다. 힘에 눌렸건 기술에 눌렸건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다. 내 집 살림이 아니라 시민을 위한 사업이기 때문이다. 의원들이 예산을 삭감하는 이유도 명분이나 목표가 시민이어야 한다는 말이다.

가끔 사람이 하는 일이라 개인적인 신경전이 생기기도 하고 안 좋은 감정이 생기기도 한다. 고스톱을 쳐보면 성격을 안다고 하듯이 의원들 사이에서도 예산장에서 인격이 드러난다는 얘기를 한다.

예산이란 수지의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 행정은 조기집행을 해서라도 시민의 삶을 위해 돈을 집행해야 한다. 그렇다면 사업은 원칙적으로 시민을 위한 것이다. 어떤 명분이더라도 사업을 수행해야 한다.

의원은 집행부가 보는 방향과 다른 눈을 가졌다. 그 사이의 간극을 줄이는 것이 예산이다. 그 간극을 줄이려는 의원들의 심의에 감정을 섞을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그 사업도 결국은 시민을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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