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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담호 사진문화관 ‘꽃상여’ 사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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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담호 사진문화관 ‘꽃상여’ 사진전
  • 박철의 기자
  • 승인 2015.06.03 11: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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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부터 3개월간 40여점 전시

죽음, 그것은 자연의 섭리.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 인간의 운명이다.

영원히 돌아오지 못할 길을 떠나가는 이별의 순간을 새로운 재생 세계로의 진입을 상징하는 축복의 길로 그려낸 사진전이 열린다.

용담호사진문화관에서 여섯 번째 전시회 ‘꽃상여’를 준비했다. 오는 6일부터 9월 30일까지 여는 이번 전시회는 이철수 다큐멘터리 사진작가(62)가 20년 전 촬영한 전통 방식의 장례식 사진 가운데서 40여점을 추려 준비했다.

진안지역 일반 가정집과 고(故) 강암(剛菴) 송성용 선생의 전통방식 장례식 사진 10여점이 함께 걸린다.

용담댐은 물 8억1500만t을 가두는 국내 다섯 번째 큰 다목적댐으로 2001년 높이 70m, 길이 498m로 완공됐다. 만수위 수면이 36.24㎢로 진안 6개 읍·면 68개 마을이 물에 잠겨 주민 2864가구, 1만2000명이 떠났다.

이철수 작가는 용담댐 건설로 마을이 수몰되기 전, 주민들이 전통 방식으로 장례를 치르는 전 과정을 카메라에 담았다. 특히 마지막 가는 길이나마 호사를 누리라는 뜻이 담긴 꽃상여를 통해 돌아오지 못할 길을 떠나는 이별의 순간을 축복의 길로 표현했다.

이 작가의 전시회는 벌써 여섯 번째다. 용담댐 수몰민들의 애환과 추억이 담긴 사진전을 매년 2~3회 열고 있다.

용담댐 공사 착수 전인 1995년부터 2001년 10월 준공 때까지 7년간 용담댐 수몰 지역을 누비며 찍은 사진 2만4000점을 투쟁, 갈등, 이별, 철거, 담수, 준공, 향수 등 7가지 테마로 엮어 풀어낸다.

작품에는 이주하거나 철거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험악한 광경, 눈물로 달래는 이별의 아픔, 수몰민들이 그리워할 고향의 모습이 생생히 담겨있다. 마을 산천과 집, 빨래터, 줄넘기하는 어린이, 나물캐는 할머니, 생일잔치, 농부의 일상사, 낡았지만 정겨운 마을회관과 오랜 세월 풍파를 견디고 우뚝선 당산나무, 물장구 놀이하던 냇가와 동네앞 들녘 등을 차곡차곡 담았다. 빨래터에서 웃고 있는 아낙, 줄넘기하고 있는 어린이들, 나물을 캐고 있는 할머니의 평화로운 모습, 이삿짐을 쌓아놓고 이웃들과 눈물의 인사를 하는 사람들이나 다 허물어져 내린 집 앞에서 막소주를 들이켜는 할아버지의 슬픈 표정 등 수몰민들의 희로애락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용담호사진문화관 2층에는 이철수 작가가 사진을 찍으며 수집한 수몰민들의 유물 2500점도 전시돼 있다. 문패부터 일기장, 땅문서, 족보 등 일상적인 것부터 일제시대 용담댐 건설을 반대하는 탄원서와 농지상환문서 등 2500점에 달한다.

이철수 작가는 “인간 내면의 세계를 사진 1~2장에 담기란 어렵다. 오랜 시간 작업하고 그 양도 방대하지만 수몰민의 한과 삶의 애환을 '만분의 1'도 담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꽃상여 전시회는 잊혀지고, 사라져 가는 선인들의 소중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오늘의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다.”고 말했다.
진안=박철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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