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미군기지내 고엽제 매몰의혹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군산 미공군기지에서 유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기름이 인근 수로(水路)로 흘러들어 지역주민의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26일 오전 9시쯤 군산 미공군기지와 인접한 옥서면 선연리 하제마을 인근 수로에서 기름띠가 발견됐다는 주민 신고가 접수됐다. 

최초 신고자인 최병용(58)씨는 “사흘 전부터 새만금 포구 인근 밭에서 일하는데 기름띠가 흘렀다”며 “오늘은 기름띠 정도가 심해 해경과 군산시에 신고하게 됐다”고 말했다. 

시는 주민신고를 받고 군산해경 등 유관기관과 함께 현장을 찾아 흡착포와 오일펜스 등을 동원해 긴급 방제 작업에 나섰다.

군산해경은 이날 현장에서 채취한 시료를 서해지방해양경찰청에 보내 성분분석을 의뢰한 상태며, 시는 앞으로 미군, 시민단체 등과 함께 합동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시 환경위생과 관계자는 “일단 현장조사 결과, 미군기지내 지상발전기 기름탱크 유량조절기가 지난 24일부터 고장나 약 200리터가 유출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정확한 원인은 계속 조사를 해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기름띠 발견으로 가뜩이나 고엽제 매몰 의혹 파문으로 불안에 떨고 있는 군산 미공군기지 주변 주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특히 기름띠가 발견된 수로가 새만금 유역으로 직접 연결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민들은 해양오염 피해마저 조심스럽게 우려하고 있다. 

이름 밝히기를 꺼려한 인근 지역주민은 “고엽제 매몰 의혹 파문으로 그렇지 않아도 걱정이 많은데 이번에 기지주변에서 기름띠가 발견되면서 혹시나 또 다른 피해를 입지 않을까 불안하다”고 털어놨다. 

군산 미군기지 우리 땅 찾기 시민모임측은 “기름유출이 발견된 지역은 미군이 아파치 헬기 확장공사를 벌이는 주변으로 철저한 원인 규명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경북 칠곡군 고엽제 매몰사태를 비롯해 이번 기름유출까지 겹치면서 미군기지에 대한 환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은 만큼 대대적인 환경실태 조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군산 미공군 기름 유출은 비단 이번 뿐만이 아니었다. 

그동안 연료탱크쪽에서 기름이 새거나 주유과정에서 미군의 실수로 기름이 유출되는 등 크고 작은 사고가 심심치 않게 발생한 바 있다. 

군산=신수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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