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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 산학연협력단“카고시마현”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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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 산학연협력단“카고시마현”을 가다
  • 전민일보
  • 승인 2010.08.18 0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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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구마 유래를 보면 조선후기 문신으로 판돈영부사 “조상경”의 아들인 “조엄”이 일본에 통신정사로 근무하면서 1763년 대마도에서 고구마를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가져와서 그 재배방법을 보급함으로써 구황작물로 널리 이용하게 되었는데 대마도에서는 고구마를 “고오꼬오이모”라고 했으며 “고오꼬오”는 효행(孝行)의 뜻이고 여기서 “이모“는 감자를 의미하는 말로 ”효성스런 감자“로 생각할수 있는데 대마도의 어느 가난한 백성이 병약한 부모를 고구마로 봉양 했다고 하는 전설에서 생겨난 이름이 바로 ”고오꼬오이모“로 이 말이 바다 건너 우리나라에 와서 지금의 ”고구마“라는 작물명이 되었다고 전하고 있다. 배고픈 시절 허기를 달래주던 아주 고맙고 감사한 먹을거리 고구마가 지금에 와서는 웰빙식품으로 각광을 받으면서 귀한 식품으로 변신하고 있는 것이다.
 전국 3대 주산지로 알려진 익산을 중심으로 우리 전라북도에는 약3,000ha의 고구마가 재배되고 있는데 2000년대 들어서 재배면적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면적이 늘어난 만큼 소비처가 확대 될 수 있도록 이에 대한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본다. 이에 부응하여 전북고구마 산학연협력단에서는 그간 국내 활동에 만족하지 않고 고구마 선진국 일본을 방문하여 다각적으로 검토 분석하여 국내 고구마 재배농가에 접목시키고자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는데 본인도 동참하게 되어 보고 느낀바 몇 가지를 언급하고자 한다.
 첫째 오직 고구마를 위해서 태어난 사람처럼 고구마와 일생을 함께하고 있는 지도자가 일본 카고시마현에는 존재하고 있었다. 70세가 넘은 “고우하라”고구마사장은 방문 기간 중에 우리일행과 함께 행동을 하면서 우리에게 보여준 묵시적인 무언가가 우리의 가슴을 압박하고 있었다. 과연 우리나라 농업인이 이 사람처럼 자기를 희생하면서 까지 상대방을 배려 할 줄 아는 미덕을 발휘 할 수 있을지 염려가 되고 “고구마” 하나를 위해서 초지일관 헌신 봉사하는 “정신적 지주”역할을 톡톡히 하는 그러한 사람이 전북 고구마 농업인 중에 아니 전체 농업인중에 한 사람이라도 있을지 궁금하다.
 둘째 고구마를 재배생산하고 가공유통까지 한 시스템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고구마 재배농가는 가공업자가 필요로 하는 조건을 충족시키는 고구마를 생산하면 가공업자는 계약에 의해서 수매하고 가공품을 일본전역에 유통 시키는 시스템이다. 우리나라와는 대조적이다. 농가는 열심히 생산하지만 판로가 보장되지 못해서 개별출하가 대부분이고 가공보다는 고구마 자체로 소비되기 때문에 일정한 규격생산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유통업자의 입맛에 맞추어 그때그때 팔아 치우는 아주 초보적인 단계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셋째 기업화된 고구마산업 구조가 부러웠다. 하나의 기업이 육종된 품종을 지역적응 선발을 통해서 기업이 필요로 하는 품종을 선발 농가에 보급 생산토록 해서 가공 상품화 하는 산업구조는 우리나라에서는 상상조차 하기 힘든 과정이었다. 하나의 기업이 120개 품종의 전시선발포장을 운영하면서 필요로 하는 품종을 자체적으로 선발보급하고 소비자의 기호에 맞는 가공품을 생산하기 위해서 자체 실험실에서 연구 실험하는 모습은 역시 일본에서나 가능한 현실이었다. 수십 종의 제과, 제빵을 만들어 상품화하고 고구마 전용 술 가공공장이 있고 전문판매장이 있고 고구마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박물관과 전시관이 있어서 방문객을 사로잡는 역시 고구마 선진국다운 모습을 엿 볼 수가 있었다. 더욱 놀란 것은 우리가 방문한 지역에 영원히 기억 될 수 있도록 기념식수를 하게하는 배려는 물론이고 작년에 방문했을 당시의 기념촬영 사진을 전시관에 전시 보관함으로서 이후 한국인 어느 누군가가 이곳을 방문했을 때 우리가 지금 느끼고 있는 감정을 그대로 전수케 하는 세심함도 느낄 수 있었다.
 넷째 벤치마킹하고 각성할 점이 많은 우리나라 고구마 산업이었다.
일본은 농가별 경영규모가 2ha 전후로 완전한 가족농 중심의 영농방식으로 우리와 같이 수십 ha씩 임대차 영농경영방식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자경할 수 있는 규모이기 때문에 철저한 토양관리와 재배기술 실천으로 고구마다운 고구마를 생산하고 있는 것이다. 고구마 재배포장의 휴반잡초는 동력예취기로 깔끔하게 절단하는 것이 일반화 되어있고 단 한 필지도 유기합성제초제로 잡초 제거하는 곳은 보지를 못했다. 고구마를 이용한 술, 과자, 케이크, 소스, 음료수등 가공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연구해서 소비처를 다양화 할 필요가 있다. 우리도 고구마를 전업으로 하는 독농가중 누군가는 철학을 갖고 고구마 역사관과 같은 후세에 길이 남겨줄 의미 있는 일도 추진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번 일본방문단 구성은 경영학과 식품가공학을 전공한 대학교수와 재배기술을 전담하는 연구직공무원 및 가공업을 직접 경영하는 사업가와 독농가뿐만 아니라 친환경농산물 및 GAP인증기관이 참여한 실질적인 고구마산업을 주도할 수 있는 전문가 그룹이라고 볼 수 있다. 이번 방문단 그룹은 보고, 듣고, 느낀 그대로를 우리 고구마 재배농가에 전수시켜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고 본다. 몇 년 후 다시 우리가 일본을 방문했을 때는 우리의 기술이 일본보다 앞서가고 있다는 평이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박선재 / 전 익산농업기술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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