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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지명 옛숨결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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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지명 옛숨결 그대로
  • 이종근
  • 승인 2006.08.30 2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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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일씨 대동여지도로 사라진 옛고을을 가다 펴내
-일제 지방관제 통폐합 없어진 90곳
-25년간 현장답사 글과 사진으로 담아


 충남 은진, 전북 고부, 경남 영산, 경기 진위…. 대동여지도에는 있지만 지금은 사라진 군(郡) 또는 현(縣)의 명칭들이다. 사라진 지명이 어디 이것뿐이겠는가. 문화사학자 신정일(52.전주) 황토현문화연구소장이 지난 25년간 직접 답사한 전국의 문화유산과 풍경, 사람에 관한 기록을 담은 역사기행서를 펴내 화제다.
 특히 김정호의 대동여지도를 토대로 그곳에 군이나 현으로 표시된 지방을 찾아가 오늘날의 모습을 글로 담는 등 현장답사의 생생함과 풍부한 사진자료가 돋보인다. ‘대동여지도로 사라진 옛 고을을 가다’ 1-3권(황금나침반, 각권 값 1만6천원)이 바로 그 책이다.  

 이 책은 1914년 일제의 지방관제 통폐합에 따라 폐현(廢縣), 폐군(廢郡)이 된 곳 중 남한에 속하는 지역 90곳을 추려, 마치 김정호가 우리 땅을 직접 밟으며 대동여지도를 완성했듯 현지를 찾아 오늘날의 모습을 글과 사진에 담고 사실(史實), 설화들도 함께 전하고 있다. 

 “전북 고부는 전라도에서 전주 다음으로 번성했던 고을이라 서울 당상관의 자제들이 서로 앞다퉈 가고자 했던 곳이었으나 1914년 정읍에 소속된 하나의 면으로 전락한 이래 현재는 다방 서너 개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생기 잃은 조그만 면소재지가 되고 말았다.” 

 저자는 그동안 각종 문화유산 답사 프로그램을 진행, 이미 한국의 10대 강 도보 답사를 기획, 금강, 섬진강, 한강, 낙동강, 영산강을 두 다리로 걸었다. 정확히 말하면, 지난 25년 동안 ‘대동여지도’를 완성한 김정호처럼 남한의 8개 강과 영남대로, 삼남대로 등 1만2000㎞를 도보로 답사한 뒤, 오늘날의 모습을 글과 사진으로 담아왔다. 

 ‘대동여지도로 사라진 옛 고을을 가다’의 1권, 2권, 3권에 걸쳐 담겨 있는 90곳의 지역들은 1914년 일제의 지방관제 통폐합에 의해 폐현, 폐군이 된 곳 중 남한에 속하는 지역만을 추려낸 것. ‘한양 열 양반이 안의 송장 하나를 못 당한다’는 말이 있다는 기질 센 마을 안의(경남 함양), 군수 조병갑의 학정에 맞서 동학농민전쟁의 불씨를 지폈던 거역의 땅 고부(전북 정읍)…. 모두 조선시대 버젓한 군현으로 주변 고을들을 아우르던 고장이지만, 1914년 조선총독부의 군.면 통폐합으로 폐군.폐현된 곳들이다. 신소장은 “일제의 행정구역 통폐합에는 행정 편의 이전에 조선 민중들의 저항의 기질을 찢어 누르려는 의도가 숨어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당시 일제는 전국 97개 군과 1,817개 면을 지도에서 지웠다. 하지만 쇠락의 그늘에는 아름다운 풍광으로 조선 선비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마을들도 들어있다. 안평대군이 사사(賜死)되고 연산군이 생을 마친 격절의 섬 교동(인천 강화), 충주호에 잠긴 청풍 명월의 고을 청풍(충북 제천)…. 

 신소장은 “김정호를 본받아 어느 고을에 도착하면 먼저 면사무소를 찾아가 옛 관아 터나 고적을 물어봤지만 대부분이 금시초문이라는 표정이었고 어르신들도 모르기는 마찬가지였다..”고 개탄한다. 저자는 현재 대동강과 압록강 두만강 등 북한의 강을 답사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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