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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마음들이 모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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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마음들이 모여서
  • 전민일보
  • 승인 2024.03.29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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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연말 전주시 완산구 고사동 오거리문화광장에 거대한 ‘온도탑’이 세워졌다. 목표액의 1%가 모금되면 온도가 1도씩 오르는 희망 나눔 캠페인 ‘사랑의 온도탑’이다. 이 온도탑 온도는 최종 89.8도를 기록했다. 100도를 달성하지 못한 건 1999년 캠페인이 시작된 이래 26년 만에 처음이라고 한다. ‘고물가’와 ‘경기침체’ 등으로 어려운 경기 여건이 수은주 높이에 영향을 준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의 온도가 90도에 육박한 건 어려운 경제 상황에도 이웃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따뜻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지난 연말에도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가 어김 없이 다녀갔다. 24년째 이어져 온 선행이다. 임실에서도 익명의 독지가가 4년째 거액을 기부했다. 온기를 넘어 훈기가 느껴질 정도다.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3만4000여 명의 개인과 1400여 개 법인이 이번 캠페인에 참여했다고 한다. 이처럼 아름다운 마음들이 모여서 총 119억 원의 성금이 조성됐다.

지난해 연말 공단 직원들은 전주시 완산구 서서학동에 사시는 한 할아버지의 집을 찾았다. 낡고 허름한 집을 고쳐주기 위해서다. 정성 어린 손길들로 할아버지는 더 이상 추위에 시달리지 않게 됐다. 외풍이 새어드는 집 틈새를 메우고, 안방 출입문과 창문을 새것으로 바꿔 달았다. 온수기와 수전을 새로 설치해 추운 겨울 온수 목욕도 가능해졌다. 부하로 단락을 반복하던 전기도 이제는 문제 없이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적은 금액이지만 정성이 담긴 성금도 전달해 드렸다.

직원들은 매년 이렇게 독거노인의 열악한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벌써 햇수로 6년째, 횟수로 15회째다. 전기 점검과 시설보수 등 전문 기술이 필요한 영역은 전기직과 건축직, 기계직 등 기술직 직원들이 재능기부로 참여한다. 개보수에 필요한 집기나 설비는 직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성금으로 구입해 기증한다. 공단은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가운데 매달 급여에서 일정액을 떼어 기부하는 ‘끝전 떼기’모금을 추진 중이다.

공단은 끝전 떼기 성금을 활용해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키다리 아저씨의 소원 들어주기 프로젝트’도 그중 하나다. 이 프로젝트는 결손가정 어린이들이 평소 갖고 싶어 하던 물건을 선물해 주는 사업이다. 선물 품목은 인기 아이돌그룹의 최신 앨범부터 블루투스 이어폰, 유명 브랜드 의류와 운동화, 한국사만화전집, 장난감 세트, 미술용품, 백팩, 여름샌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아이들이 평소 갖고 싶었던 게 무엇인지 직접 물어보고 그들이 원하는 물건을 일일이 골랐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선물을 받고 기뻐할 모습을 상상하니 아빠 미소가 지어진다.

마을버스 ‘바로온’을 운행하는 운전원들의 휴게실에는 ‘바로함’이라는 상자가 하나 있다. 운전원들은 개인간식비는 물론 시민이 건넨 격려금과 개인적으로 TV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받은 출연료까지 아껴 이 상자에 넣는다. 이렇게 모인 돈은 매년 2차례 대한적십자사 전북지사에 전달된다.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운전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성금 모금이다.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라는 성경 구절이 있다. 선행을 자랑하지 말라는 의미일 것이다. 익명의 독지가들이 거액을 기부하면서 본인의 신원을 철저히 비밀에 부치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솔직히 궁금하기는 하다. 어떤 분이시길래 선뜻 거액을 내놓고, 꾸준히 선한 의지를 실천에 옮길 수 있는지. 하지만 알고 싶지는 않다. 그분들의 깊은 뜻을 존중하기 때문이다. 노송동주민센터 옆길에 ‘얼굴 없는 천사 거리’를 걸으며, 축제를 즐기고, 백서를 읽으며 얼굴 없는 천사의 뜻을 기리고 그의 선한 영향력이 널리 전파되기를 바랄 뿐이다.

비견할 바는 아니지만 저희 임직원들이 이웃 사랑을 실천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존재하는 한 그런 노력은 계속될 것이다. 우리 공단에서 비롯돼 우리 사회전체로 나눔 문화가 널리 확산되기를 바라본다.

이석현 전주시설공단 경영본부장

※본 칼럼은 <전민일보>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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