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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흐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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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흐름은
  • 전민일보
  • 승인 2024.03.21 0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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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때 가장 싫어했던 단어 중 하나가 ‘골프’였다. 일찍 승진했던 나는 상사들과 술밥자리를 자주 함께했는데 말만 꺼내면 골프였다. 너무나 짜증나서 골프는 절대 안하리라 마음먹었다.

도 본부에서 일선기관에 나가 근무하게 되었는데 사회에서 알게 된 지인(동생이라 호칭)이 골프를 권했다. 나는 ‘골’자만 나와도 짜증나니까 말도 못 꺼내게 했는데 어느날 연습장 6개월 계약서, 쓰던 골프채 셋트, 모자와 장갑 등 일체를 가져와 준다. 배워서 함께 라운딩하자 하였다.

워낙 친한 사이라서 거절도 못하고 근무 끝나고 두시간쯤 연습장을 다녔는데 속으로 이왕할 것이라면 제대로 배워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이른 새벽 1시간, 저녁 3시간 등 미친듯 몰입했다. 근육이란 근육은 모두 아프고 갈비뼈도 두개씩 두번이나 금이 갔다. 이 때문에 3개월 반만에 체중이 12kg이나 빠졌다.

6개월을 다채우고 중간에 9퍼블릭 연습 라운딩을 3번 한 후 정규홀에서 본격 라운딩을 했을 때 97타로 초보자의 백돌이(백타 오버) 관행을 면했다. 같이 라운딩한 사람들이 천재 운운했는데 연습량을 따져보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싫어했던 골프, 그런데 지금에는 그 배움의 선택을 너무나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필드는 돈이 많이 들어 사양하지만 스크린이라도 어느 운동보다 재미있고 저렴하며 꽤 긴시간을 킬링타임 할 수 있어 좋다.

사진작가들이 출사지를 10여년 다니다보면 전국 유명 출사지를 거의 섭렵한다. 그런데 놀라운 경험 중 하나가 해마다 똑같지 않다. 기상 등 여러 변수요인에 따라 환경이 변화한다. 그래서 예전에 찍었던 좋은 모습이 아니게 된 경우가 많다. 그것이 기록적 의미에서의 가치이다.

세상의 모든 것이 변화한다. 자연도 변화하는데 하물며 인간, 인간세상은 얼마나 변화무쌍한가. 변화는 자연처럼 세월의 흐름에 따라 흐르는 것이 당연한 이치이다. 단지 ‘변하지 않는 것이 보석이다’는 뜻은 인간이 가지는 고귀한 가치, 즉 사랑, 덕, 정, 따스함, 품격과 자애로움 같은 인격적인 것이리라.

그런데 이처럼 변해가는 세상에서 변하지 않아 가족과 주변, 나아가 세상을 해롭게 하는 것이 있다. 인간의 못된 성격, 습관, 신조이다. 세상과 사람이 지향하는 시각이나 가치관은 시대 흐름에 따라 바뀌게 마련이다. 그럼에도 옛 생각에 머물며 그것이 최고, 당연한 것으로 고정되어 있는 사람들이 꽤 많다.

역사나 인물에 대한 평가도 ‘재해석’을 통해 새롭게 분석, 평가하고 그것을 통해 오늘날 어떤 가치로 받아들일지를 모색한다. 그럼에도 생각이나 가치관이 과거에 머물며 변화를 고려조차 않는 사람은 나이를 떠나 옹고집, 스쿠루지, 꼰대, 노망으로 보이게 된다.

오늘날 문명의 변화는 상상을 초월한다. 우리가 아는 우리나라의 문명상황도 매일 뉴스와 인터넷, 유튜브 등을 통해 접하지 않는다면 그 많은 변화의 10%도 제대로 알지 못한다.

과학자들의 말에 의하면 AI(인공지능)가 인간문명 대부분을 좌우지하게 할 것이라 말하고 있다. 무인승용차는 이미 상용화 딘계이고 딥페이크기술(가짜 메이드)은 영화조차 실제 촬영, 녹음한 것처럼 만들어 낸다.

세상은 놀랍게 변하고 사람들이 지향하는 가치관도 변화한다. 흐르지 못하여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고 배움과 변화에 따르지 못하면 처지기 마련이다. 못 배우거나 안 배우거나 그러지 못할 상황도 있다. 그러나 그것이 당연한 것처럼 자신의 주장을 고집해서는 안되리라.

변화는 생존이며 미래로 향하는 걸음이다. 옛 생각에 묶여 그것만 옳다고 고집하는 것이 자신은 물론 주변과 사회에 해악이 될 수 있다면 이 얼마나 안타깝고 어리석은 것인가. 무인도나 산속에서 혼사 살지 않는 한 더불어 사는 사회, 평화로운 사회, 존중과 배려가 패러다임이 되는 사회, 우리가 진정 바라는 이데아가 아니겠는가. 골프를 지옥정도로 생각했던 내가 미치게 빠져들었듯이(골프가 누구에게나 좋다는 뜻이 아님) 자신의 생각이나 가치관도 한번쯤 이 세상과 사회가 바라는 것에 맞는지, 적정한지 성찰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싶다. 모두를 위해서!

홍민기 수필가

※본 칼럼은 <전민일보>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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