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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동미술관, 동아시아 국제기획전 '두 개의 닻, 한 줄기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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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동미술관, 동아시아 국제기획전 '두 개의 닻, 한 줄기 바다'
  • 소장환 기자
  • 승인 2024.03.04 23: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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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매일의 삶에서 감각과 소통을 이루며 단단한 관계의 연대 속에서 서로를 지탱하면서 살아간다. 이러한 삶을 살아나가는데 필요한 수행에 대한 미학적 성찰을 보여주는 특별한 전시회가 마련됐다.

교동미술관(관장 김완순)은 5일부터 24일까지 미술관 전관에서 회화와 조각, 영상 및 설치, 사운드아트 등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와 작품을 모아 동아시아 국제기획전 '두 개의 닻, 한 줄기 바다'를 개최한다. 

연대와 재생으로 결집되는 교동미술관의 공간 상징성에서 출발한 ‘움직이는 다리(Moving Bridge)’ 프로젝트는 지난해 '2023 무빙브릿지' 기획을 통해 △생태 △지속가능성 △창의적 연대 등의 주제에 대해 예술 표현방식의 다양성을 바탕으로 팬데믹, 생태문제 등을 인류 공동의 문제로 인식하는 기회가 됐다. 여기에서 확장된 시도로서의 '2024 동아시아 국제기획'은 지구공동체의 일원으로 진정한 공존과 공생을 위한 예술적 탐색과 방법론 전개로, 보다 확장된 사유와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기획전에 참여하는 작가도 동북아를 망라했다. 일본의 이와사와 아리미치(岩澤有徑), 이이치 요코야마(横山栄一) 작가 , 홍콩에서 태어나 항저우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온진민(溫辰旻) 작가, 한국의 소찬섭, 여은희, 유종국, 이상훈, 탁소연, 강윤미, 박상연 작가 등 3개국 10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이번 동아시아 국제기획전을 주도한 교동미술관 정하나 부관장은 기획의도에 대해 닻의 사전적 용어는 '얕은 바다에 배를 정박시킬 때 사용하는 도구'라면서도 보다 확장된 비유로써 인생의 닻은 삶의 목적과 방향성을 확고하게 하는 종착지로 사용된다고 비유하고 있다. 인간 존재에게 삶은 어쩌면 '닻을 내리는 드로핑 앵커(Dropping Anchor) 행위'로써 궁극의 결말을 마주하기 위해 (시간의) 바다 위에서 끝이 보이지 않는 막막한 항해의 여정과도 같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이번 국제기획전의 의미다.

'두 개의 닻, 한 줄기 바다' 전시회를 통해 관람자는 닻을 내리는 행위로서의 수행적 결과물(예술적 오브제 또는 퍼포먼스)을 도출하기까지의 과정 또는 사유로서 작용하는 수행성을 주의깊게 관찰하고, 그 일련의 과정에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미학적 사고의 확장을 경험할 수 있다. 이러한 의미부여 작업을 통해 관람자는 단순한 창작의 결과로서 피상적으로 작품을 간접 경험하는 것에서 나아가 예술-현장의 공동 생산자로서, 오브제 이면의 상호작용적 요소를 발견하는 능동적인 참여를 경험하는 현장의 공동 주체로서 역할을 부여받을 수 있다. 여기에서 ‘한 줄기 바다’는 결국 이로써 가시화되는 예술의 현장을 은유한다.

교동미술관 전관을 활용하는 이번 전시회의 구성은 공간 테마와 연계성을 중심으로 △본관 1전시실-닻을 내리어 △본관 2전시실-부유하는 산물 △2관 전시실-우주·(비)인간·공존 등으로 꾸며졌다. 

본관 1전시실의 '닻을 내리어'에서는 주요 테마인 '닻'은 바다와의 접촉을 통해 새로운 경계와 가능성, 연결을 위한 대화를 시도하는 모종의 신호와도 같다. 일련의 '닻을 내리어' 실재적 행위를 이루기까지 끊임없이 전제되는 감각과 사고, 네트워크는 복합적이며 비가시적으로 공간 안에서 변주한다.

이 곳에서는 일본의 이와사와아리미치 작가와 소찬섭, 유종국, 탁소연, 강윤미, 박상연 작가를 만날 수 있다. 소찬섭과 탁소연은 육체의 정지와 움직임을 미세하게 관찰하여, 존재 내면의 감정과 정서를 특유의 물성과 고유의 형상으로서 뱉어낸다. 몸의 요소는 인간 존재의 쓸쓸하고 불안한 감정의 본질을 적극적으로 담아내며 육체로서 상징된 관계를 매개하고 이해하도록 작용한다. 수행을 기록하고 아카이브적 실천을 연구하는 유종국과 이와사와 아리미치의 작업은 반복된 시간의 수행적 결과를 이미지화하여 선보인다. 강윤미, 박상연의 입체적인 음성사운드와 기타연주는 공간에 청각적 질감을 더하며 다양한 층위로 구성된 수행성의 현장으로 몰입하게 할 것이다.

본관 2전시실 '부유하는 산물'에서는 공간(환경) 내부에 특정 위치를 획득하여 다중적인 관계 방식을 전개해나가는 존재의 생산적이고, 유동적인 특성을 시각화하고자 했다. 이이치 요코야마 작가는 공간 드로잉적인 접근을 통해 공간을 가로지르는 형식을 취하여 '부유하는 산물'의 입체적 양감을 적극적으로 드러냈다. 개체화된 형태로서 공간표면 사이에 채워지도록 서사적 이미지를 의도한 여은희 작가의 작업은 엮어지고 기대며 또 때로는 동 떨어지기를 반복하여 생명력을 부여받는다. 결국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하며 개별적이면서도 하나의 공간 안에서 결집되어 나타난 유기체는 내재된 운동성을 보이며 공간을 점유해나간다.

2관 전시실에서 만날 수 있는 '우주-(비)인간-공존'에서는 우주와 인간, 비인간을 아우르는 관계에 대해 도자, 탄소섬유, AI기술이 접목된 작업으로 새로운 시각과 태도를 제시한다. 이상훈 작가는 도자의 색감과 물성에 우주적 형상 이미지를 노출시켜 우주 현장의 이미지를 극적으로 표현했다. 전문 안무가와 AI의 결합으로 완성된 온진민의 영상은 인간과 비인간의 모습을 적극적으로 연결시키고, 유연한 신체 동작의 한계를 넘나드는 장치를 통해 시각적 유희를 증폭시킨다.

교동미술관 김완순 관장은 "소통의 부재와 관계의 단절로 인해 인문학적 성찰과 연대의 가치가 더 절실해지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두 개의 닻, 한 줄기 바다' 전시를 통해 의미있는 삶을 향한 미학적 관점과 관계하는 방식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는 초대의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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