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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맛 나는 전북, 지금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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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맛 나는 전북, 지금 시작하자
  • 전민일보
  • 승인 2023.12.28 0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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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나라 1인당 쌀 소비량이 계속 감소하여 2022년 현재 56.7kg까지 떨어졌다. 인접해 있는 다른 국가의 쌀소비량 변화와 우리 소비 형태의 변화를 고려해 보면 50kg이하로 떨어지는 것도 시간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의 쌀 소비는 이동식 식사와 외식 문화의 증가, 다이어트에 높은 관심, 그리고 한식 외의 음식들의 선호도 증가에 의해 영향을 받고 있다. 국수, 빵, 간편식 등으로 밀가루 소비량이 증가하였고 지난 해에는 고기섭취량이 쌀 소비량을 추월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쌀 소비의 감소는 주곡 위주의 농업기반에 큰 변화를 요구하며, 그에 따른 경제적 부담이 수반된다. 쌀 소비 촉진을 통해 농업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해야 불필요한 비용이 낭비되지 않을 것이다. 쌀밥이 비만의 주범으로 오해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살이 찌는 이유는 소비하는 열량보다 섭취량이 많기 때문이다. 탄수화물을 섭취하지 않거나 적게 먹으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음으로 흰쌀밥에 잡곡을 적당량 혼합하여 먹으면 건강에 유리하다.

쌀에는 질이 좋은 탄수화물이 많이 들어있고, 우수한 단백질, 지방, 비타민 등 영양성분이 골고루 들어 있다. 특히, 쌀 단백질은 라이신 등 필수아미노산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다른 곡식보다 단백가와 소화이용률이 높은 고급 단백질이다.

우리나라가 배고픔에 힘들었던 시절에는 흰쌀밥을 마음껏 먹는 것이 소원이었다. 그 시기에는 수확량 높은 벼 품종이 육성 목표였다. 하지만 경제 수준이 향상되면서 배고픔이 점차 사라지자 소비자들은 쌀에 대한 새로운 욕구가 생겨났다. 쌀의 외관뿐만 아니라 밥맛, 찰기가 우수하고 색다른 기능을 가진 향미, 유색미, 고기능성 쌀을 요구하였고 벼 육성기관에서는 이에 부응하기 시작했다. 전라북도농업기술원에서는 향이 나는 ‘십리향’을 10년에 거쳐 2019년에 육성하였다. ‘십리향’은 ‘구수한 누룽지향이 십리까지 퍼진다’하여 이름지어졌으며, 그 만큼 향이 풍부하고 강하다. 군산, 익산 등지에서 생산단지를 조성하였고 ‘예담채십리향米’와 ‘벼꽃향미’브랜드로 상품화를 시작하였다. 최근에는 ‘십리향’을 이용한 식혜, 발효음료, 즉석밥, 밀키트 등 가공식품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십리향’은 우리에게 익숙한 벼 품종과 비교해 보면 몇 가지 다른 특징이 있다. 우리나라 벼 품종의 대부분은 단립종인데 비해 쌀 형태가 가느다랗고 긴 장립종이다. 장립종은 비교적 벼 건조시 급격한 온도 상승, 과한 건조, 강도 높은 도정으로 쌀에 금이 더 생기거나 깨지는 등 품위가 손상될 우려가 있다. 따라서 건조시 수분 함량을 고려하여 건조기에서 벼를 단순 순환시키거나 40~45℃의 낮은 온도에서 건조하는 등 세밀하게 관리하고 있다. 또한 도정과정에서 발생하는 싸라기를 줄이고 완전미비율을 높이기 위해 지난 해 군산 옥구농협RPC에 ‘십리향’전용도정시설을 도입하였다.

또 다른 특징은 ‘십리향’이 갖고 있는 특유의 향인데 그 해의 기상조건 및 재배방법에 따라 차이가 생기며, 특히, 벼가 익어가는 시기에 온도가 낮을수록 향이 강하다. 따라서 안정적으로 벼 심는 시기를 6월초로 권장하고 있다. 또한 생장속도가 일반품종에 비해 느린 편이라 수확시기를 늦추고 그만큼 늦게까지 논물을 유지해야 수량이 증수된다. 하지만 과잉의 질소 비료는 쌀의 단백질 함량을 증가시켜 미질과 향을 감소시킬 수 있음으로 적절한 시비관리가 필요하다.

똑똑한 소비자는 어떤 쌀이 좋은 것인지 잘 안다. 좋은 쌀은 부지런히 알려야 할 책임이 있다. 그리고 소비자들은 좋은 쌀을 먹고 행복해져야 한다. 국가는 쌀 수급조절에 힘을 쏟고 있다. 점차 줄어드는 쌀 시장에서 ‘십리향’이라는 특별한 품종이 우리 앞에 있다.

‘십리향’이 전북의 대표 품종으로 자리매김하기까지 긴 시간과 남다른 애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지금이 가장 좋은 시기라 생각하고 뛰어보자.

유영석 전라북도농업기술원

※본 칼럼은 <전민일보>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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