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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행복한 교육환경 위해 교육청과 끊임없이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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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행복한 교육환경 위해 교육청과 끊임없이 소통"
  • 홍민희 기자
  • 승인 2023.10.30 22: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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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들 한다.

백년 앞을 내다보는 통찰력으로 인재를 길러야 한다는 뜻을 담은 것이기도 하고, 그렇기 때문에 교육정책이 시시각각 변하는 세태를 지양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의 교육세태는 단 1년 앞도 내다보지 못하고 갈팡질팡 한다. 

혼란스러운 세상에서, 아이들의 행복이 여전히 성적순이 아니었으면 한다는 마음으로 오늘도 전북 교육에 감시와 견제의 눈길을 놓치지 않는 사람이 있다. 박선 참교육학부모회 전주지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편집자주

영화를 사랑하는 어린 소녀는 문예창작과를 전공삼아 시나리오 작가로서의 꿈을 키워갔다.

전주는 영화에 대한 꿈을 키우기 좋은 곳이었다. 전주국제영화제는 꿈많은 청년의 너른 무대가 돼주었다.

그리고 그 청년은, 엄마가 됐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아이 둘을 키우면서 알지 못했던 다양한 어려움에 봉착해야 했다.

학업에 재미를 붙이지 못하는 아이를 위해 엄마로서 뭘 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 문을 두드린 곳이 참교육학부모회란다.

"참교육학부모회(이하 참학)에 문을 두드렸을땐 제가 나중에 지회장을 할 수 도 있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어요. 학교생활 적응에 어려워하는 아이를 위해 뭘 할까 고민하다가 당시 엄마표 영어를 가르쳐 준다는 말을 듣고 용기를 낸거죠."

아이에게 직접 선생님이 되어주고 싶은 엄마들이 모인 소모임 활동을 하면서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다보니 자신 안에 있던 진보적인 감각이 깨어났다.

넥타이 부대셨던 아버지와 함께 어릴적부터 정치적인 대화도 많이 나눴다는 박 지회장은 참학 안에서 이뤄지던 노동인권강사 수업을 통해 또다른 용기의 싹을 틔웠다.

"30대까진 감투를 쓰는 일이 내 욕심이라고 여겼던 것 같아요. 아이를 키우는게 먼저지, 내가 나서서 목소리를 내는 것에 대해 조심스럽다는 입장이었달까요. 그런데 40대 접어들면서는 생각을 바꿨어요. 누군가가 나에게 소임을 주면 한번 감당해보자, 내가 하겠습니다 하고 손을 들어보자 하구요."

이런 용기의 근원은 결국 또 아이들이었다.

내 아이들이 자라가는 터전인 학교가 조금이라도 행복한 공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 때문이었다. 

그렇게 참학 전주지회장이 되기로 결심한 건 2020년 끝자락이었다. 코로나19 유행의 한복판이었다.

참학이란 조직 자체가 전교조와 역사의 궤를 같이 했던 만큼, 아이들의 학업성취도 향상 만큼이나 아이들의 건강한 학교생활을 위한 활동들을 지원하곤 하는데 코로나19는 이 모든 활동에 제동을 걸었다.

특히 학교 내 학부모회를 건강하게 활성화시키는 일을 최우선을 하는 게 지회장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지만 가장 어려운 일이라며 속내를 터놨다.

"학교는 학생과 선생님, 그리고 학부모가 3주체가 완성시켜가는 공간인데 특히 학부모회의 건강성을 회복시키는 일은 유달리 어렵네요."

최근 모두를 슬프게 한 서이초 선생님의 안타까운 선택도, 사실은 학부모회가 건강했다면, 그 안에서 민원을 모아 학교에 정당하게 전달할 수 있는 통로가 있었더라면 없었을 사건이라는 생각에 오랫동안 괴로워했단다. 

박 지회장 역시 아이 학교의 학부모회에 어러번 문을 두드리고 같은 뜻을 가진 엄마들과 힘을 합치고 싶었지만,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모르겠는 어려운 상황들이 겹겹이 발생했다.

하지만 지회장으로서의 역할을 게을리 할 수 없었다. 전북교육이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이 활동을 하면서 느낀 점인데 전북만의 교육환경, 행복하게 공부할 수 있는 환경, 학생이 잘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제도를 자체적으로 만들 순 없나 고민하게 됐어요." 

개발된 자질을 공교육 안에서 해결하자고 외쳐왔는데, 결국 혁신학교도 단발성으로 끝나는 경우도 많았고 대안학교도 대형화 된 곳 외엔 살아남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 어떤 활동을 해야 할지 갈팡질팡 하는 자신을 다잡아주는 존재는 결국 또 아이들이다.

엄마가 참학 활동에 진심을 다하는 것을 곁에서 봐주는 아이들은 이젠 엄마가 집에 없는게 조금 더 신나는 꾸러기들이 됐다.

하지만, 엄마의 활동을 가장 응원해주는 것도 꾸러기들이기에 오늘도 문제점을 정리한 서류를 가지고 도교육청을 찾게 된다. 

 

1991년에 처음 생겼다가 잠깐의 휴지기를 가졌던 참학 전주지회는 2011년 다시 부활해 12년째 전북 학생들의 행복을 위한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쉬운 일 하나 없는 행진 선두엔 언제나 박선 지회장이 있다.

"줄세우기 식 교육이 아닌, 앞을 보여주는 교육을 이어갈 수 있도록 교육청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해결해 나가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선 아직도 지나친 예산낭비, 교단을 떠나야 하는 비위 선생님들에 대한 퇴출운동 등 어두운 부분과도 싸워야 하는데 그래서 갈 길이 먼 것 같아요."

어두운 얘기만 늘어놓은 것 같다며 걱정하는 박 지회장에게 조심스레 전북 교육의 감시와 견제 역할을 하시느라 애쓴다고 인사를 건네자 꽃처럼 환히 웃는다.

2024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또 다가오고 있는 지금, 수능성적에 순응하는 아이가 아닌, 내가 가진 장점으로 스스로 미래를 선택하는 모험가들을 키우는 전북교육을 위해 오늘도 피켓을 준비하는 박선 참학 전주지회장.

다정한 엄마이자, 용감한 지회장의 다음 발걸음이 다다를 도착지를 이젠 알 것 같다.

그 도착지에 전북 학생들의 행복도 함께 도착해있길 바라본다. 

홍민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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