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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를 바꾸는 빛나는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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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를 바꾸는 빛나는 연대
  • 전민일보
  • 승인 2023.08.01 09: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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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여행’을 떠올리면 1순위가 한옥마을임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코로나19가 풀리면서 다시금 북적해진 한옥마을엔 외국인 관광객도 이전보다 훨씬 늘었다고 한다.

최근의 작은 변화가 있다면, 관광객의 발길이 이전보다 다채로워졌다는 사실이다.

전주에서 동네책방을 운영한지 7년차. 금암동과 인후동 경계의 주택가에 위치한 책방의 위치상 관광객보다는 전주시민들의 발길이 더 많은데 요즘은 도서관과 책방을 보기 위해 일부러 전주를 찾았다는 여행객들 수도 꽤 많아졌다.

또한 젊은 관광객 중심으로 테마가 있는 친환경 숙소나 이색적인 게스트하우스 등을 여행지로 선택, 관광지중심이 아닌 이색공간과 그 공간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있는 동네에 머무르는 것도 하나의 선택지가 됐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참신한 기획력으로 이루어진 공동체나 공간이 평범한 동네의 분위기를 바꿔나가는 것이다.

전주 서학동의 골목에 자리한 ‘지향집’의 경우, 독특한 운영방식으로 소문이 났다. 이곳은 누구나 운영자가 될 수 있는 커뮤니티공간으로 사람들의 재능과 생활기술, 노동력을 교환하고 공유하며 자율기부로 최소운영비만을 얻는 실험을 하는 중이다.

오래된 단독집을 요모조모 쓰임새있게 꾸민 이곳은 채식위주의 점심을 만들어먹는 공간도 있고, 기부한 책으로 만들어진 중고서점, 한켠엔 ‘초이록’이라는 비건식료품점도 만들어두었다.

오전부터 오후 6시까지는 최소한의 참가비를 내고 언제든 들어와서 쉬었다 갈 수 있는 곳이라 전주청년들과 여행객들에게 잔잔하게 소문이 나는 중이다.

또한 계단이 가파른 인후동의 오르막길 동네에는 ‘똑똑 하우스’라는 이름을 가지고 새로운 공동체가 활동을 시작했다.

문과 마음을 두드리는 소리, ‘똑똑’이라는 의미의 이름은 머무는 공간과 동네와 지역, 그리고 그 동네에 사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맺는 여행을 제안한다.

그래서 동네사람들과 친밀해지는 것부터 시작해서 얼마 전엔 동네의 장소를 수집하는 일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10명의 ‘장소 수집가’를 모집하여, 인후동과 금암동의 새로운 면면을 찾아 지도를 만들 계획이다.

그 장소들은 오래된 음식점이 될 수도 있고, 쉬어가는 작은 공원벤치, 또는 풀꽃이 예쁘게 피어있는 골목길이 될 수도 있다.

이 지도는 전주에 살아도 처음 오는 낯선 동네를 위한 산책자와 여행자들에게 온전히 한 동네를 소개하는 안내서가 되어줄 것이다.

이렇게 사부작사부작 동네에 애정을 가지고 대하는 이들을 마주할 때마다 동네를 바꾸는 건 공간이 아니라 역시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공간을 운영하는 사람의 마음이 동네와 문화를 바꿔가는 것이다. 이들이 잘 되어야 동네도 잘 되고, 전주 역시 더 재미있는 도시가 될 수 있음에 서로를 응원하는 빛나는 연대를 제안한다.

자본의 힘으로 화려하게 브랜딩하는 어떤 공간보다도 이들의 작은 움직임이 더 크게 와 닿는 이유다.

이지선 잘익은언어들 대표

※본 칼럼은 <전민일보>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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