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5년 개원을 목표로 건립이 추진되고 있는 전북공공 어린이재활센터 및 전북권역재활병원 건립이 당초보다 늦어질 조짐이다. 이 병원은 입원 병상 150실을 갖춘 지하 3층, 지상 7층의 건물로, 전주시 완산구 중화산동 예수병원 제2주차장 부지에 들어설 계획이다.
당초 공공어린이재활센터는 2021년 10월 완공되고, 전북권역재활병원은 2024년 완공을 목표로 했지만, 두 사업을 연계한 통합재활병원을 건립하기로 결정하면 계획이 이미 늦어진 상황이다.
공사기간이 길어지면 사업비가 늘어나기 마련이다. 이 때문에 전북지역 장애아동 부모들은 자칫 사업이 더 늦어지거나 표류할까 걱정하는 모양새이다. 특히 공사기간 지연과 장애인 친화기준 등 규정을 맞추다면 공사비 증액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통합재활병원은 예수병원의 218억원을 자부담하도록 돼 있다. 민간병원의 입장에서 큰 비용이기에 공사비 증액시 우려스러운 상황을 완전 배제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선천적인 장애를 가진 아동들은 어린시절부터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제때 재활치료를 받지 못하면 상태가 더 악화되고, 치유되기도 힘들다고 한다. 전북지역은 이들을 제대로 치료할 시설과 인력이 없다. 장애아동 부모들은 생계를 뒤로하고, 멀리 원장 치료를 다니고 있는 실정이다.
여수에 건립될 예정이던 전남권역 재활병원도 사업비가 크게 늘어나는 등 운영적자 보전 문제로 결국 계획이 백지화됐다. 공사비 증액에 따른 병원건립 지연 또는 표류도 우려되지만 완공되더라도 의료진을 충원할 수 있을지도 아직 불투명하다고 한다.
대형병원들도 전문의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인데, 재활병원의 경우 그 상황이 더 심각하다. 공중보건의라도 여유있는 상황도 아니다. 최근 개원한 대전세종충남·넥슨후원 공공어린이재활병원도 의사 충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지난 10일 장애 아동 부모들로 구성된 한걸음부모회는 전북공공어린이재활센터 및 전북권역재활병원 건립을 촉구하며 걷기 대회를 열기도 했다. 장애아동 부모들의 고요한 외침인 셈이다.
전북도와 정치권은 전북 통합재활병원의 조속한 건립과 안정적인 운영에 적극 나서야 한다. 지역발전을 위한 기업유치 등 거시적 관점의 정책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약자를 위한 필수 인프라 구축도 잘 갖춰가는 것을 등한시 해서는 안될 것이다.
지자체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정부차원에서 장애아동 등 재활병원 건립 사업의 원활한 추진에 국비를 더 투입하고, 의료진 확보 등의 중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