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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민속박물관, 재외한인동포 생활문화조사보고서 '새로운 정착, 고려사람'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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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민속박물관, 재외한인동포 생활문화조사보고서 '새로운 정착, 고려사람' 발간
  • 김영무 기자
  • 승인 2023.01.19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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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민속박물관(관장 김종대)이 2021년부터 20222년까지 국내 체류 중앙아시아 고려인들의 생활문화 이야기를 담은 재외한인동포 생활문화 조사보고서 '새로운 정착, 고려사람'을 발간했다.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2015년부터 재외한인동포의 한민족 공동체 및 정체성 이해를 목적으로 러시아 우스리스크 고려인, 독일 함부르크 한인, 중국 조선족 등의 생활문화 양상을 파악하기 위해 현지 조사를 통해 보고서를 발간해왔다. 하지만, 2021년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현지조사가 어려워지자 국내에 들어와 있는 중앙아시아 고려인들의 생활문화를 2년간 심층조사를 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책에 담아냈다.

현재 국내 거주 고려인은 약 8만여 명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대부분 고려인 3~4세대이다. 그들은 합법적인 재외동포 자격으로 국내에 입국하여 거주중에 있다. 이들이 한국을 찾는 이유는 다양하다. 중앙아시아의 계속된 경제적 침체와 자민족 중심정책, 그리고 자녀들의 교육 문제 등을 이유로 한국에 들어오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한국을 찾는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우리 민족의 나라’, ‘조상의 나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이 생각하는 고국은 냉정하고 차갑기만 하다. 같은 핏줄, 같은 민족이지만 살아온 문화와 언어가 다르고 한국어를 못한다는 이유로 외국인 노동자로 취급받고 있는 게 현실이다. 

고려인들은 현지나 국내에서도 민족 정체성을 잊지 않으려 하며, 특히 조상 때부터 내려오던 생활문화를 지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고려인들은 돌잔치, 결혼식, 한식(寒食), 환갑 등은 반드시 지킨다. 예컨대 우리나라에서는 설, 추석을 대표 명절로 여기는 반면, 고려인들은 한식을 고려인 최대 명절로 여기고 있다. 고려인들은 소련시절부터 현지에서 설, 추석 등은 지내지 않았다. 따라서 고려인 대부분은 설과 추석에 대한 기억이 없다. 하지만 한식(寒食)에 대한 기억은 또렷하다. 한식이 고려인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명절이기 때문이다. 고려인들은 한식날을 잊지 않기 위해 양력 4월 5일을 한식이라고 지정해 두고 있다. 구소련 시절부터 사회주의 운동 및 소수민족 탄압에 따라 민족들의 고유 명절들은 구시대적 미신으로 여겨져 말살시키려고 하였고, 그에 따라 대부분 없어지고 말았다.

하지만 한식만은 유일하게 사라지지 않고 지금까지도 잘 전승시키고 있다. 지금도 한식은 현지에서 고려인들의 최대 명절로 이해하고 있어, 학교, 회사 등에서 휴가를 인정해주고 있다. 이는 국내에 체류한 고려인들에게도 마찬가지이다. 현지처럼 휴가를 내면서 지내기는 현실적으로 무리이지만 힘든 국내 환경에서도 조상들로부터 이어져 오는 한식 제사는 반드시 지키고 있다. 국내에 와서는 현지처럼 직접 묘지에 찾아가지 못하지만, 고려인들끼리 합동으로 제사를 지내거나 아니면 한식날 가족들끼리 모여 그들의 방식대로 제사를 지내는 것을 살펴볼 수 있다. 한식제사는 조상을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코로나 이전까지만 해도 일부러 이 시기에 현지에 다녀오는 고려인이 상당수 있을 정도였다. 그만큼 한식은 고려인들에게 중요한 명절이다.

이번 보고서는 고려인들의 대표적인 국내 거주지를 비롯해 국내에서 지내는 고려인들의 세시와 의례, 국내 체류 고려인들의 삶과 이야기, 고려인들에 대한 정책 등을 잘 살펴볼 수 있게 구성됐다. 아울러 외부 전문가를 통해 고려인들의 역사, 국내 체류 과정, 고려인 현지조사 모습(2014~2016) 등의 자료도 살펴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국립민속박물관 관계자는 "고려인들은 1937년 강제이주 이후 다시금 고국으로 새로운 이주를 하고 있지만 우리는 여전히 낯선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다"며 "고려인들은 우리와 역사와 문화를 공유하고 있고 같은 피가 흐르는 하나의 민족이다. 이 보고서를 통해서라도 우리의 인식을 새롭게 하고 동질성을 회복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영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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