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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들의 꿈, 그리고 새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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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들의 꿈, 그리고 새만금
  • 전민일보
  • 승인 2022.12.16 0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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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는 과거로부터 부국강병을 꿈꾼다. 다른 나라로부터 나라를 지키고, 이웃 나라를 호령하기 위해서는 강한 군대가 필요했다. 강한 군대를 만들려면 경제력과 백성이 많아야 되고, 그러려면 넓은 국토가 필요했다. 국토는 단순히 넓은 땅이 아니라 식량을 많이 생산하는 농지를 의미했다. 풀 한포기 자랄 수 없는 사막이나 험준한 산악은 아무리 넓어도 식량을 생산할 수 없어 백성을 배불리 먹일 수 없고, 인구를 늘릴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농지가 넓어야 식량을 많이 생산하고, 인구를 늘려 부자나라와 강한 군대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농자천하지대본’이라고 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중국에 비해 국토면적이 적고, 산악지역이 62%가 넘어 부국강병을 이루기 어려운 조건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좁은 국토에서 많은 식량을 안정적으로 생산하기 위해서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많고, 기후변화에 안정적이며, 연차간 풍흉의 차이가 적고, 영양학적으로 우수한 벼를 주요 작물로 하여 재배를 늘려나갔다. 벼는 많은 물을 필요로 한다.

그래서 산간지에는 하천에 보를 막고, 평야지에는 저수지를 축조하여 수자원을 확보하였다. 특히 우리 전라북도는 백제시대부터 많은 저수지를 축조하였다. 그 중 김제 벽골제, 익산 황등제, 고부 눌제는 호남의 3호로 불렸고 광활한 호남평야의 수원지였다. 현대에 와서는 용담댐, 섬진강댐, 금강하구댐 등 큰보(댐)를 막아 수자원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저수지를 쌓고, 농지를 개간해도 국토면적이 작아 식량생산을 늘리는데 한계가 있었다. 결국 우리 조상들이 눈을 돌린 곳이 바다였다. 우리나라 서해안은 수심이 낮고, 조수간만의 차가 커서 밀물이 들어오면 바다이지만 썰물이 되면 육지가 된다. 밀려드는 바닷물을 막을 수만 있다면 넓은 땅이 드러나고, 이곳에 농사를 짓고 식량을 생산할 수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간척은 고려시대 강화도에서 몽고침략을 막고, 군량미 조달을 위해 연안에 제방을 축조한데서 시작했다고 한다. 조선시대에도 간헐적 간척이 이루어졌고, 1920년대에 김제 진봉·광활, 1930년대에 군산 대야·회현 등지에서 간척사업이 이루어졌다. 현대적 간척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60년대에 동진강수리간척을 시작으로, 1970년대에 부안계화지구가 간척사업이 이루어졌고, 1991년 시작된 새만금간척사업은 2006년 33.9km의 방조제 공사가 완료 되어 총409㎢(내부간척지 291㎢, 담수호 118㎢)의 새만금간척지가 위용을 드러냈다.

고려시대 고군산군도의 선유도는 나라의 관문이었고, 국제무역의 거점도시였다. 송나라의 사신이 올 때면 문하시중이 선유도까지 마중 나가 사신을 영접하였고, 중국과 고려의 상인들은 선유도를 거점으로 무역을 하였다. 800여년이 지나 새만금방조제가 완성되면서 선유도는 육지가 되었고, 현재 우리는 또다시 그곳에 동북아의 새로운 허브 새만금항·새만금공항을 건설하고 세계 무역의 물류거점도시로 성장을 꿈꾸고 있다.

1989년 새만금간척지 착공당시에는 100% 농지로 활용할 계획이었으나 현재에는 30% 전후로 조정되어 그 중 9,430ha가 농생명용지로 개발되고 있다. 정부에서는 향후 농업특화단지를 포함한 농생명산업단지, 복합곡물단지, 친환경농업단지, 농업생태관광자원화 단지 등을 조성하고, 전라북도에서는 새만금에 글로벌푸드허브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발맞추어 전라북도농업기술원에서는 새만금에 특화된 소득작목을 개발하고 수출 및 농산업 활성화 연구를 추진한다. 새만금 간척지 특성을 활용한 해풍·염지 발현 기능성 노지새싹, 해풍채소, 고당도 뿌리작물 재배기술 등을 개발하여, 군산, 김제, 부안 등 새만금 인접시군 지역 특화형 신소득작물로 개발해 새만금 농업인들의 영농기술을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그리고 새만금은 고군산열도를 중심으로 한 아름다운 해양경관, 만경·동진강 주변의 아름다운 수변경관 또한 새만금을 새로운 관광지로 거듭나게 하고 있다. 농업기술원에서는 이러한 새만금 경관과 생태를 결합한 수출 주도형 화훼 생산단지를 조성하여 또 다른 경관단지를 만들어갈 계획이다.

나리의 경우 우리나라가 원산지로 절화 약 1,300만본이 국내에서 생산되고 있으나 구근 생산은 200만구에 그치고 있어 전체 소요량의 85% 정도를 네덜란드 등에서 수입해서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드넓은 새만금지역에 나리구근 생산단지를 조성한다면 내국인을 상대로 또다른 볼거리를 제공하여 관광농업을 활성화하고, 나리구근 국내생산을 통한 외화 유출을 줄이며, 더 나아가 중국, 동남아 국가 등을 상대로 나리구근 수출을 통해 수출농업을 활성화 할 수 있다.

광활한 농지가 펼쳐지는 새만금은 우리의 가슴을 설레이게 하고, 우리나라와 전라북도의 꿈을 부풀게 하는 희망의 땅이다. 그리고 우리는 21세기에 들어와 ‘선조들의 꿈’을 새만금에서 실현해 가고 있다.

김주 전북농업기술원 작물식품과장

※본 칼럼은 <전민일보>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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