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4-26 21:28 (금)
중국(中國)과의 디커플링
상태바
중국(中國)과의 디커플링
  • 전민일보
  • 승인 2022.08.12 09: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재인 정부가 중국에 대해 펼친 외교는 충분히 굴욕적이었다. 그 과정에서 대통령의 외교적 수사는 <답설인귀서>의 그것보다 나아가지 못했고 삼류 관료출신 중국대사의 오만불손함은 영은문(迎恩門)을 지나는 칙사(勅使)의 그것과 닮았다.

그럼에도 그러한 노력 자체를 마냥 폄하할 수많은 없다. 신라가 대당외교에서 보여준 눈물 나는 저자세 외교에도 불구하고 궁극적으로는 통일을 이뤄냈기 때문이다.

비판의 여지가 있는 불완전한 통일이었지만 한민족(韓民族)을 하나의 구성체로 만들고 당의 간섭을 배제한 독립을 지켰다는 점에서 분명 평가할 만하다. 문재인 정부의 대중 외교가 그런 성과를 이뤘다면 그 또한 분명 평가해야 할 일이다.

문제는 한국정부가 보여준 일련의 움직임에 대해 중국은 전혀 합당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도대체 문재인 정부가 중국으로부터 얻은 것이 무엇인가? 중국인이 혐한을 얘기한다. 그 또한 가소로운 일이다.

한국인이 중국을 혐오할 이유는 차고 넘친다.

<오리엔탈리즘>의 저자 에드워드 사이드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중화제국주의가 한국민족에 범한 죄과는 일본제국주의의 그것보다 훨씬 오래되고 깊은 역병과 같다.

1871년 신미양요(辛未洋擾)의 직접적 발단이 된 것은 1866년 대동강에서 불에 탄 <제너럴 셔먼호사건>이었다. 그 사이 5년이란 시간의 간극이 생긴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 중 하나는 조선과 청의 관계성에 대한 모호함 때문이었다.

30년 전쟁을 종결한 베스트팔렌 조약(1648년)으로 개별국가의 주권개념을 명확히 설정한 서구시각으로 조선과 청의 관계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이었다.

“조선은 청의 속방(屬邦)이나 내치는 자주다.” 이른바 동북아 조공체제(朝貢體制)가 본격적으로 국제사회의 검증대에 오른 것이다. 그나마 중화제국주의를 변호할 수 있는 것도 이때까지다.

1882년 임오군란(壬午軍亂)에서 1894년 일청전쟁(日淸戰爭) 기간에 이르면 청이 본격적인 제국주의 모습으로 조선을 핍박하게 되기 때문이다. 당시 청의 모습은 제국주의 일본의 그것과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 청을 계승한 이후의 중국이 제국주의 일본과 같이 되지 않은 것은 그들이 선해서가 아니고 단지 약해서였다. 이제 그 약함을 벗어던지고 본래의 모습을 보이려 하고 있다.

등소평은 유엔 연설을 통해 중국이 훗날 제국주의화 하는 것을 경고했지만 오늘 중국인 누구도 그것을 돌아보지 않고 있다. 나는 등소평의 말에 따라 중국을 비판하고 있다.

중국인들의 착각 중에는 지금까지 생색을 내는 이른바 ‘항왜원조전쟁(抗倭援朝戰爭)’도 자리하고 있다. 그런데 그 전쟁의 원인을 들여다보면 그것이 얼마나 왜곡된 것인지 알 수 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조선과 전쟁을 한 이유는 ‘명나라를 칠 테니 길을 비키라.’는 것이었다.

다시 말하면, 중국을 치러가는 일본군을 조선이 막아서며 엄청난 희생을 치른 것이 임진왜란인 것이다. 자신들로 인해 조선인과 그 강토가 엄청난 피해를 입게 된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 참전한 것이 팩트다. 만일 조선이 일본에게 순순히 길을 내줬다면 명나라는 어떻게 되었을까? 도대체 누가 누구에게 감사해야 한단 말인가?

아직도 ‘한국은 중국 없으면 못산다.’는 사고가 있다. 그러면서 이렇게 합리화한다.

‘요소수 하나만 가지고도 한국은 중국에 꼼짝 못한다.’그 논리대로라면 한국은 영원히 중국의 속국으로 살 수 밖에 없다.

어찌 요소수 뿐이겠는가? 그것은 한국이 중국과의 디커플링을 할 수 밖에 없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일본에게 다시는 지지 않겠다.’던 그 결의의 반이라도 보인다면 중국과의 디커플링은 가능하다. 일본이 한국에 강요했던 일선동조론(日鮮同祖論)과 중화제국주의의 허울아래 치장품으로 남은 다민족국가론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중국이 한국에 대해 겁박하는 그 자체가 중국과 같이 할 수 없는 근본이다. 중국이 자신들과 미국 중 하나를 선택하라 한다면 한국의 답은 명확하다. 우리는 동맹을 택하지 속국이 될 수 없다.

내가 중국인에게 감사하는 한 가지가 있다. 자장면이다. 그것 말고 뭐가 있는지는 앞으로 찾아볼 생각이다

장상록 칼럼니스트

※본 칼럼은 <전민일보>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2024 WYTF 전국유소년태권왕대회'서 실버태권도팀 활약
  • 군산 나포중 총동창회 화합 한마당 체육대회 성황
  • 기미잡티레이저 대신 집에서 장희빈미안법으로 얼굴 잡티제거?
  • 이수민, 군산새만금국제마라톤 여자부 풀코스 3연패 도전
  • 대한행정사회, 유사직역 통폐합주장에 반박 성명 발표
  • 맥주집창업 프랜차이즈 '치마이생', 체인점 창업비용 지원 프로모션 진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