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석산미술관 레지던스 4기로 선정된 채화성(중국) 작가의 성과 보고전이 오는 19일까지 진행된다. 연석산미술관 스튜디오에 머물며 창작활동을 펼쳐온 채화성 작가는 중국 장쑤성 옌청사범대학교 미술학 학사, 중국 양주대학교 미술학 석사를 졸업하고 옌청사범대학교에서 산수화와 영묘화(翎毛畵)를 지도하는 교수다.
채 작가는 불혹의 나이를 넘기고 물설고 낯선 전북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기 위해 유학(留學)길에 나선섰다. 박사 과정을 수료하고 완주군 동상면에 있는 연석산미술관 레지던스에 입주한 작가는 하루에 네 번 버스가 지나가는 오지에서 시간이 느리게 흐르고 고요한 주변을 매일 산책하는 과정에서 시나브로 자신을 비우고, 자연스럽게 동상의 아름다운 풍경을 그릴 수 있었다.
채 작가는 이번 개인전에서 관념산수의 틀을 깨고 ‘지금·여기’에서 보고 느낀 것들을 화폭에 담은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여름의 녹음이 저물고, 초가을에 접어드는 야릇한 시공간의 변화를 민감하게 포착했다. 몰아치는 폭풍 같은 거침과 비단처럼 섬세하고 고운 세필의 운용으로 계절의 변화를 표현했다.
더러는 투박한 먹이 담묵(淡墨)을 돋보이게 하고, 유려하게 풀어 헤치고 적절하게 여민 정교함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또한, 먹 묻힌 붓을 그대로 빠르게 종이에 얹힌 젖은 붓질과 물기를 빼고 가볍고 완만하게 그려낸 마른 붓질이 조화롭다. 문리 미술평론가는 "화가로서 새로운 세계의 문을 여는 모험에 나선 채 작가는 그 어려운 것을 기꺼이 해내고 있다"며 "그의 작품은 거부하지 않고 한지에 스미는 먹물처럼 성급하게 덤비지 않고 한발 물러선 삶의 지혜를 담은 듯하다"고 평했다. 김영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