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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남원 금지면 주민들의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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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남원 금지면 주민들의 절규
  • 장세진 기자
  • 승인 2020.08.11 17: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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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12일 정오께, 지난 주말 내린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입은 남원시 금지면 일대는 마치 폐허를 방불케 했다.

담장 옆마다 주민들이 내놓은 가재도구들이 산처럼 쌓여있었고, 도로에는 떠내려온 쓰레기와 수풀들이 나뒹굴고 있었다.

주민들은 온 몸이 흙투성이가 된 채로 집안의 물건을 연신 밖으로 내놓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한가득 쌓여있는 가재도구들을 헤치고 주택 안으로 들어서자 폭격을 맞은 듯한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바닥은 누런 진흙으로 뒤덮여 걷기조차 어려울 정도였고 집 안에는 하수구에서나 날 법한 악취가 진동했다.

이불과 옷은 모두 젖어 쓸 수 없게 된 데다 수도마저 끊겨 빨래를 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금지면 귀석마을 주민 김모(73)씨는 “집 안 가재도구가 가축 분뇨와 쓰레기로 범벅이 됐다”며 “키우던 염소들도 모두 사라져 앞이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수도와 전기가 언제 복구될지 몰라 분뇨가 굴러다니는 집을 당장 치울 수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물이 아직 빠지지 않아 대피소에서 머무는 주민들도 애를 태우기는 마찬가지였다.

이재민 300여명이 머문 금지면 문화누리센터 건물 안에는 아직까지 집에 돌아가지 못한 주민들이 남아 집 걱정에 넋을 놓고 있었다.

옷가지 하나도 미처 챙겨 나오지 못한 이재민들은 바닥에 깔린 은박지 위에 앉아 수심 가득한 한숨만 내쉴 뿐이었다.

하도마을에 거주하는 정모(68)씨는 “물이 언제 빠질지 몰라 원통한 심정 뿐”이라며 “집에 돌아가도 당장 생계를 이어갈 수 없어 도움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지난 7~8일 내린 기록적 폭우와 섬진강 제방 붕괴로 금지면에서만 주택 70가구가 침수돼 3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 같은 상황에 민·관이 나서서 피해복구에 힘을 보태고 있다.

금지면 일대에는 이날 35사단 장병 750여명, 전북경찰청 직원 100여명, 자원봉사자 100여명 등이 모여 지원의 손길을 이어가고 있다.

남원시 관계자는 “침수됐던 마을 중 하도마을과 용전마을의 상황이 좋지 못하다”며 “축사와 비닐하우스는 아직 손도 못 대고 있는 실정이라 복구에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장세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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