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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학대 가해자 38%는 ‘아들’.. 맞고도 말 못하는 노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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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학대 가해자 38%는 ‘아들’.. 맞고도 말 못하는 노인들 
  • 장세진 기자
  • 승인 2020.07.28 17: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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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도 말 못한다.. 자식인데 어떻게 신고하나”

매 맞는 노인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특히 노인학대의 경우 피해자가 학대를 가족 간의 문제로 생각하고 감추는 경우가 많아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8일 전라북도 노인보호전문기관에 따르면 최근 3년(2017~2019)간 도내 노인학대 상담건수는 1만 5878건, 학대피해를 당한 노인의 수는 736명에 달한다.

연도별 피해자 수는 2017년 236명, 2018년 233명, 2019년 267명이며 올해는 상반기에만 156명의 학대 피해자가 발생해 피해가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학대의 80%가량은 가족에 의한 것으로, 실제 지난해 288명의 학대행위자(복수) 가운데 아들이 109명으로 38%를 차지했고, 배우자가 105명(37%), 이웃 등이 25명(9%)으로 뒤를 이었다. 스스로를 돌보지 않는 본인에 의한 학대도 16명(5%)을 기록했다.

학대 유형(복수)별로 살펴보면 819건의 학대 가운데 정서학대가 406건(50%)로 가장 많았고, 신체학대가 287건(35%), 방임 54건(6%), 경제학대 35건(4%), 자기방임 28건(3%), 성 학대가 6건(1%)로 집계됐다.

부모를 유기하는 ‘현대판 고려장’도 3건이나 있었다.

문제는 주로 가족에 의해 발생하는 학대의 특성상 집계되지 않은 실제 피해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이다.

전주 시민 양모(84)씨는 “둘째 아들 집에 얹혀살면서 매일 아들과 손녀에게 ‘집을 나가라’는 말을 듣지만 어디에도 털어놓지 못한다”며 “갈 곳이 없어 매일 공원에 나와 앉아있는다”고 토로했다.

이어 “요즘 뉴스를 보면 노인학대가 많이 일어나는 것 같아 나도 더 심한 짓을 당하진 않을까 무섭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처럼 노인학대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노인들은 상담조차 꺼리는 경우가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노인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경제가 어려워지고 저출산과 핵가족화로 부양부담이 늘어 부모를 유기·방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하지만 노인들은 학대를 당하면서도 가족을 차마 신고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변에서 학대 정황을 발견하고 신고하더라도 자녀가 처벌받는 것을 원치 않아 학대사실을 숨기는 경우가 많다”며 “노인 본인의 인식 개선과 더불어 사회적 관심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장세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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