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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인지 유적지인지” 익산 용기리 유적지 관리소홀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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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인지 유적지인지” 익산 용기리 유적지 관리소홀 심각
  • 장세진 기자
  • 승인 2020.05.21 1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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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용기리의 백제무덤 유적지가 익산시의 방치로 인해 흉물로 전락했다.
특히 시는 유적과 함께 생태공원을 조성한 이후 관리는커녕 존재조차 모르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21일 오전, 익산시 낭산면에 위치한 백제굴식돌방무덤 유적지는 무성한 수풀로 을씨년스런 모습이었다. 허리까지 자란 풀 때문에 길을 찾기 어려웠고, 걷기조차 힘들 정도였다. 벤치는 부러져 있는데다 사방에 못이 튀어나와 자칫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있었다.

곳곳에 설치된 나무 구조물과 돌무덤은 풀에 뒤덮여 정체를 알 수 없는 흉물이 돼 버렸고, 몇 개는 처참하게 부서져 철사가 위험하게 뻗어있었다.또한 해당 구조물이 무엇인지 설명하는 어떤 팻말도 존재하지 않았다.

언덕에 마련된 정자 쉼터는 길이 없어 다가갈 수도 없었다. 쓰레기통은 술병과 썩은 음식물로 가득 차 악취가 풍겼고, 뚜껑을 열자마자 벌레 수 십 마리가 쏟아져 나왔다. 이 같은 관리실태에 덩그러니 서 있는 생태학습장이라는 팻말이 무색했다.

해당 유적은 익산 일반산업단지 조성공사 중 발견돼 2009년부터 3년간의 발굴작업을 통해 2012년 인근에 이전 복원됐다. 이 곳에서는 청동기시대 집자리와 삼국시대 굴식돌방무덤 2기, 조선시대 움무덤 등 다양한 유구가 조사됐다.

이 가운데 굴식돌방무덤은 백제 왕족이나 귀족과 같은 지배층이 사용했던 무덤으로 도굴되지 않은 완벽한 형태로 남아 있었다. 이는 백제 사비기의 무덤으로 당시 익산지역을 중심으로 한 백제 지배층의 무덤을 이해할 수 있는 사료로써 의의가 깊다.

하지만 이처럼 중요한 유적지는 익산시의 무관심으로 폐허가 돼버렸다.

인근 주민 곽모(62)씨는 “이곳이 유적지였냐”고 반문하며 “풀이 무성하고 부서진 물건이 나뒹구는 곳이라 동네 주민들도 가기 꺼려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이 같이 심각한 상황이지만 익산시는 관리부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이곳은 과거 산업단지 조성 과정에서 시 경영개발과가 조성·관리하던 곳이었지만 수년전 해당 부서가 사라지면서 관리에 손을 놓은 것이다.

익산시 늘푸른공원과 관계자는 “조성한지 오래된 데다 관련 과가 사라지면서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것 같다”며 “상황 파악 후 대책을 마련해 최대한 빨리 조치하겠다”고 해명했다.
장세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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