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객 기입 신상정보도 허위가 많아.. 연락 불통
코로나19 여파로 8일 방역당국이 유흥시설에 대해 운영자제를 권고했지만, 클럽과 유사한 ‘감성주점’은 단속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지난 며칠간 서울 이태원의 클럽에서 다수의 확진자가 나온 이후로 강력한 행정명령이 내려오면서 도내 대부분의 클럽은 방역수칙을 지키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른바 ‘감성주점’ 업소들은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감성주점은 자리에서 술을 마시거나 클럽처럼 춤을 출 수 있는 주점이지만, 식품위생법상 유흥시설이 아닌 일반음식점으로 분류된다. 이에 감성주점이 이번 유흥시설 집중점검에서 빠지면서 이곳이 집단 감염의 온상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9일 늦은 밤, 도청 앞 신시가지 대부분의 감성주점은 입구에서 발열체크조차 하지 않았고 방문객들은 주소와 연락처 등 신상정보를 기입하지도 않았다. 가게 내부로 들어서자 100평에 달하는 가게 내부에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사람이 꽉 차있었지만 직원은 물론 손님 중에도 마스크를 낀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잠시 후, 중앙의 부스에서 쿵쿵대는 음악을 틀자 사람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춤을 추기 시작했다. 숨 쉬기도 어려운 밀폐된 공간에서 잔이 섞이고, 큰 소리로 대화를 나누느라 서로 비말이 튀기도 했지만 모두들 몸을 부딪히며 춤을 추느라 정신이 없었다.
친구들과 함께 ‘감성주점’에 놀러왔다는 나모(21)씨는 “오히려 여기 나와서 춤추고 운동하며 면역력을 높이고 있다”며 “코로나는 ‘운빨게임’이라 어차피 걸릴 사람만 걸리는 것 아니냐”고 철없는 말을 내뱉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더욱 큰 문제는 출입 시 기입하는 신상정보를 많은 사람들이 허위로 작성한다는 점이다. 신시가지의 한 업소 출입자명단에 적힌 주소 중에는 ‘강원도 갑수목장’, ‘전주시 가라동’ 등 장난으로 기입한 주소가 많았으며, 연락처의 진위도 의심스러웠다.
이처럼 허위로 기입된 정보가 많았지만 업소 측은 이에 대해 어떠한 확인도 하지 않았다. 실제 명단에 적혀있는 5군데에 직접 전화를 걸어본 결과 3명은 연락을 받지 않았고, 1명은 전혀 관련 없는 울산 거주 50대 주부였으며, 1명만이 자신의 연락처를 제대로 기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도내에는 1019개의 유흥주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감성주점에 대한 집계는 존재하지도 않는다. 이 같은 단속의 사각지대가 도심 곳곳에 존재하고 있어 이태원과 같은 집단감염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방역의 주체인 전북도는 ‘유흥시설이 아닌 곳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도 관계자는 “유흥주점(클럽)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점검 중이지만 이에 속하지 않는 업종에 대해서는 지침을 강제할 수 없다”이라며 “일반음식점 등에 대해서도 방역지침을 준수하도록 적극 홍보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명수기자·장세진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