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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에 금이 가고 먼지와 소음 때문에 살 수가 없어요” 3겹 ‘도로섬’ 은석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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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에 금이 가고 먼지와 소음 때문에 살 수가 없어요” 3겹 ‘도로섬’ 은석마을
  • 김명수 기자
  • 승인 2020.04.08 1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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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지도 캡쳐]
[네이버 지도 캡쳐]

 

전주시의 한 마을이 도로로 둘러싸일 위기에 처하면서 지역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마을 앞뒤로 고속도로와 철도가 막고 있는 상황에서 머지않아 마을 옆으로 또 다른 고속도로가 건설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8일 오전 전주시 색장동 은석마을. 

이곳은 45가구 100여명이 거주하고 있는 마을로, 마을 내부로 들어서자 도로 공사가 한창이었다.

마을 동쪽에는 한 제각 건물 위로 거대한 도로가 눈에 띄었다.

이 도로는 완주-순천 고속도로로, 마을 서쪽에 있는 전라선 철도와의 사이는 불과 350여 미터에 불과했다.

여기에 전주-새만금 고속도로까지 들어서면서 이 마을은 삼면이 막힌 상태다.

이 같이 마을이 도로로 갇히게 되면서 마을 주민들은 “창살 없는 감옥”이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이날 만난 은석마을 주민 이모(87)씨는 “철로로 KTX가 지나가면 지진이 난 것처럼 진동과 소음이 심하고, 맞은편에 있는 고속도로에서는 매연과 타이어 먼지가 날려 밖에 널어놓은 나물에 시커먼 먼지가 수북이 쌓인다”며 “고속도로가 생긴 이후에 집 벽이 금이 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또 고속도로를 건설하고 있다”며 “이곳에서 평생을 살아온 주민들의 터전이 붕괴되는 데는 관심조차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주민 정모(79)씨는 “공기 좋고 물 좋던 마을에 이 무슨 날벼락인지 모르겠다”며 “비가 오면 도로에서 시커먼 침출수가 동네 개울로 줄줄 흐른다. 마을 사람들 모두 지하수를 먹는데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이 같이 마을 주민들은 고통을 받고 있지만,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한국도로공사는 해결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도로공사 전북본부 관계자는 “도로구역 고시 행정절차를 완료하고 진행하는 부분이라 노선 변경은 힘들다”며 “마을 주민들이 요구하는 사항들에 대해서는 전주시와 함께 계속해서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전주시 관계자는 “이곳에 새만금도로가 지나가는 것은 10년 전부터 계획돼 진행된 사항이다”며 “당시에 타당성조사를 마치고 오랜 검토 끝에 결정된 것이라 지금에 와서 변경하기는 어렵다. 마을 주민들과는 계속해서 협의 중이다”고 설명했다. 김명수기자·장세진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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