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신남방정책은 전북의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 중국과 일본 등에 치중한 외래관광객 유치 전략의 시너지 효과는 수도권과 부산, 제주도 등 일부 시도에 국한될 뿐이다.
그들의 눈높이를 만족시킬 면세점은 커녕 내세울 쇼핑몰조차 없는 상황에서 추월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새만금 관광개발 등은 아직 먼 이야기이다. 지난 27일 부산에서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올해 처음 열린 한-메콩 정상회의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메콩 국가들은 연 6% 이상의 고성장을 하고 있는 가운데 한류에 흠뻑 빠져 있다. 일본이 선점했지만 한류와 한국의 발달한 첨단기술로 틈새시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정부의 신남방정책은 한층 강화될 전망이고, 국내 기업들의 투자규모도 더욱 늘어나는 추세이다.
지난 십수년간 많은 노력을 기울여도 제대로 된 낙수효과조차 누려보지 못한 전북의 외래 관광객 유치 전략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 전북도 역시 사드사태로 중국관광객 한국 송출이 차단되면서 동남아국가로 눈을 돌렸지만, 거기서 멈춰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 스스로가 자신감이 떨어지기에 지레 겁먹고 적극적인 공세에 나서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 전주 한옥마을 다녀간 태국 등 동남아시아 국가의 관광객들의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서울과 부산과 다른 전북의 관광자원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 연간 1000만명 이상이 다녀가는 전주한옥마을 등 전북의 주요 관광지들은 충분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서울과 부산, 제주도 등과 비교우위에서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자신감 부족이 적극성을 떨어뜨리고 있는 게 현 주소다.
이들 국가의 지방정부는 한국과 활발한 교류를 원하고 있지만, 상당수 국내 지자체들은 형식적인 교류에 머물고 있다. 전북도 역시 중국 장쑤성과 일본 가고시마현 등과 오랜 기간 교류를 맺고 있지만, 이들과 실질적인 관광객 활성화 효과는 아직 요원한 실정이다.
방향이 틀리고, 성과가 없다면 변화를 줘야 한다. 차별화된 전북만의 강점을 가지고 타깃형 동남아시아 국가에 대한 전략을 마련해 중장기적인 호흡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단순하게 그들과 교류협력의 요식행위가 아닌 상호 윈윈할 수 있는 실행력과 전략이 필요하다.
현재의 기회를 놓친다면 전북은 국내용 관광지의 지위를 벗어날 수밖에 없다. 천혜의 자연경관과 전통문화, 그리고 맛과 멋이 살아 숨 쉬는 전북의 자산은 충분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지만, 어쩌면 우리 스스로만 ‘낙후’, ‘미개발’ 등으로 폄훼하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