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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티, 고요할수록 감춰진 위험한 것들
전민일보  |  jmib@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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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7.15  09: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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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무더운 여름, 방학이 시작되면 부리나케 시골로 달려가 맑은 공기와 시원한 냇가로 뛰어들어갈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여름밤 모닥불을 피우고 길게 늘어진 은하수 아래에서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먹는 저녁은 꿀맛이였다. 낮에 뛰어놀고 밤엔 별빛에 멱을 감고 시간이 흐른 지금도 그 때의 추억에 입가에 미소가 머금어진다.

시골에서 지내던 어느 날 할머니는 가마솥에 크고 통통한 닭을 보글보글 끓여 삼복 보양식을 만들어 동네사람들과 나눠 먹으며 여름을 슬기롭게 보냈다.

지금도 더러 옛날식 가마솥을 이용하여 백숙을 만드는 음식점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런 가마솥 음식조리를 보면서 불현 듯 스치는 생각은 현재 건축된 필로티 구조 건물의 화재위험성이 오버랩된다.

필로티 구조의 기원을 살펴보면 프랑스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는 지상에 기둥이나 내력벽을 세워서 건물 전체나 일부를 지표면에서 띄워 지상층을 개방한 구조로 짓는 건축양식을 창시하였다. 지상층은 보행이나 주차, 차량 통해에 사용된다.

현대 건축개념에서는 원래의 목적뿐 아니라 하나의 건축 스타일로 인정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일반 건물은 물론 아파트까지 널리 채용되고 있으며, 사전적 의미는 건물을 지면보다 높이 받치는 기둥이라는 의미로 필로티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이 필로티 구조는 2002년 건물을 건축할 때 반드시 주차공간을 확보하게끔 건축법이 제정되면서 지하주차장을 조성하는 것보다 공사비를 절감할 수 있어서 도시형 생활주택 약 88%이상이 필로티 구조로 건축되었다. 필로티 구조는 크게 두가지로 분류되는데 하나는 연결형 필로티 구조로 기둥을 1층부터 건물의 최상층까지 이어지도록 설치하는 방식이고, 또다른 하나는 분리형 필로티 구조로 기둥을 1층에만 설치하고 그 위에 건물을 얹는 방식으로 설계하는 방식이다.

현재 대부분 후자의 경우로 기둥 위에 건물을 얹는 방식으로 시공되고 있으며 사방이 트여있어 개방감과 공간감이 있어 넓어보이고 지열과 습기의 영향을 덜 받고 일조권과 사생활이 보호됨에 도시형 건축으로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단점으로는 기둥을 타고 상하수도관을 설치하기 때문에 동파 우려와 1층이 개방되어 산소 공급이 원활하여 화재에 취약, 또한 기둥이 건물을 받치는 형식이라 지진에도 취약하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드라이비트 공법으로 단열재를 사용하고 있다. 드라이비트는 스티로폼에 석고나 페인트를 덧 바른 건축마감 소재인데 중요한 것은 화재가 순식간에 번지고 유독가스도 분출된다는 점이다.

최근 잇따라 발생되는 의정부 아파트화재사고,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사고, 서울 은명초등학교 화재사고의 공통점은 필로티 구조에 드라이비트 공법으로 건축되었다는 점과 사방이 개방되어 화재최성기로 이르는 시간이 짧고 주차된 차량으로 인해 폭발현상이 동반되어 대형화재로 진행되었다는 것이다.

드라이비트 공법은 국내 건축시장에 시공이 편리하고 비용이 저렴하여 열풍을 일으켰는데 시간이 흘러 균열이 발생하면서 화재에 취약한 문제점이 도출되고 있다. 또한 건축물 에너지 절약 설계 기준에 의거하여 천장 단열재를 시공하도록 규정한 것과 배관을 감추기 위한 천장마감재에 의해서도 화재가 번진다.

경기도 오산소방서 화재조사팀에 의하면 플라스틱천장재와 아연도금강판 성능비교 연구결과 ㎡당 가격은 저렴하면서 난연성능은 뛰어난 것으로 확인되었다.

결론은 필로티구조의 취약성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건축할 때 1층에서 건물 최상층까지 이어지도록 건축하여 지진을 대비하고 천장 반자 마감재 및 드라이비트 단열재를 불연재료로 교체하는 방법이 최선이다. 앞으로 신규건물에서는 불연재료 사용이 의무화 되지만 기존 건물에 대해서는 건물 소유자가 시급하게 불연재료로 교체하고 연소하기 쉬운 인화성 물질은 미리 제거해야한다.

소방에서도 화재안전특별조사를 통해 필로티 구조 건물에 화재 취약성을 점검하고 소유자 또는 관리자에게 시정을 요청하고 있으며 화재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건축양식의 일종인 필로티구조가 주차장 확보 및 지열과 습기 방지, 사생활 보호 등 긍정적 측면을 무시할 수는 없다. 장점을 극대화 하기 위해 소방서, 소유자 또는 관리자가 서로 협력하여 위험요소를 제거하는데 뜻을 모아 노력해야 한다.

필로티 구조가 가마솥이 되어서는 안된다. 가마솥이 된다는 것은 화재로 피난로를 차단하여 인명피해를 키우고 화재의 최성기로 순식간에 번진다는 의미이다.

화재가 발생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화재가 발생되면 대피가 최선이다. 그런 맥락에서 필로티 구조 건물이 가마솥 화로처럼 막혀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최대한 화재를 지연하여 피난로 확보가 필요하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필로티 구조 건축양식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구조의 단점을 보완하는 과정에서 위험성이 내포된 것이다. 고요할수록 감춰진 위험성이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생각하고 개선하면 건축양식의 효율적인 측면이 돋보일 것이다.

박형민 고창소방서 방호구조과 소방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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