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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진정한 역할이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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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진정한 역할이 무엇인가
  • 이재봉 기자
  • 승인 2019.06.22 22: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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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 이준구씨, 아버지들의 목소리 담은'아버지의 뒷모습'출간
 

“아버지 둘째 아들 왔어요”

아들 목소리를 들은 아버지가 눈을 뜨고 떠듬거리며 말씀하셨다.

“국록을 먹는 사람은 국상[ 전념해야 한다”핫저고리 속에 나온 마른 손을 내밀어 내 손을 잡고 말

한 것이 유언이 되었다. 아버지의 손을 놓고 공무원의 본분을 다하겠다고 다짐하며 집을 나왔다.

야간 근무가 끝나던 새벽에 아버지의 부음 소식을 당직실에서 받았다. 부음을 받고 달려가던 새벽, 길옆에 늘어선 코스모스도 우는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새벽길 중에서-

수필가 이준구씨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아버지들의 목소리를 담은‘아버지의 뒷모습(수필과 비평사, 13,000원)’을 출간했다.

이 작가는 배우면서 나이 들고 늙어서도 공부하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공무원, 은행원, 대학행정과 법률업무 등 다양한 경력도 이채롭다.

지난 1987년 전라예술제에서 장원한 '새벽길' 첫 작품부터 신인문학상을 받은 '지게철학'까지 이 작가는 독자들에게 아버지의 진정한 역할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이 작가는 "인간의 존엄과 인간의 도리가 사라져 가는 세상이지만 아버지가 바로 서서 무게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수필집은 67편, 6부로 나눠진 수필집에는 가족 사랑이 스며들어 있다. 그뿐만 아니라 세월호와 대통령 탄핵, 법조 비리의 굵직한 사회문제에 대한 예리한 비판도 빠트리지 않았다.

갑자기 경험했던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난 가장으로 자녀들에게 하고픈 말을 유언처럼 써내려 갔다.

이 작가는 머리말에서"스물두 살 때 글을 쓰겠다던 약속을 친구와 했었다"면서"그러나 등용문을 통과하기는 어려운 일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물 속에 빠진 강아지처럼 몸부림치며 살아왔다"며 "포기했던 작가의 꿈을 되살린 것은 퇴직에 따른 공허감이었고 세월의 흔적은 뿌린 만큼 얻은 인연도 있었지만 얻은 만큼 사라져간 청춘도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이 작가는 아내에 대한 미안함을 전했다.

이 작가는"뒹굴며 뛰놀던 자식들도 품 안안에서 멀어져 간다. 부질없던 지난 추억과 씨름하는 남편의 건강을 우려하던 아내에게 미안하다"면서"그러나 묻어둘 수 없는 나만의 추억을 되살리는 일이 내게는 기쁨이었다"고 말했다.

안도현 시인은 “이 책에 실린 몇 편의 에세이를 읽고 글을 쓴 분이 상당한 고수라는 걸 단박에 느낄 수 있었다. 오랫동안 세상에 대해 찬찬히 사유하면서 문장을 매만진 솜씨가 녹록지 않다. 저자가 호출하는 소소한 풍습과 가족사는 글을 읽는 우리의 역사가 되는 것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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