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피니언 > 해돋이
노년예찬(老年禮讚)
전민일보  |  jmib@hanmail.net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9.01.04  09:30:36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요즘 70代는 킬리만자로(Kilimanjaro)에 오르고 80代는 마라톤에 참가한다. 전에는 환갑이 되면 잔치를 거창하게 하고, 뒷방 늙은이가 되어 할아버지 대우를 받으면서 살았다. 그러나 지금의 60대는 청장년보다 더욱 활기차게 사는 사람들이 많다.

나이를 먹으면 쓸모가 없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마음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가치 있는 삶을 살 수 있다.

예를 들면 낯설거나 새로운 분야에 도전한다든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터득한 삶에 대한 지혜나 노하우를 주위 사람들과 나눔으로써 행복감을 갖고 당당해지는 것이다.

나이는 나만 먹는 것이 아니다. 나만 늙어가는 것이 아니다. 안타까워하거나 슬퍼하는 것은 자신의 삶의 가치를 떨어뜨릴 뿐이다. 가치 있게 나이 드는 것이야말로 시간적인 세월을 피해갈 수 없는 삶에 대한 보람을 잃지 않는 방법이다.

살다보면 내가 지금 어디까지 왔으며, 어디로 가고 있는가회의가 들 때가 있다. 특히 정신적인 일을 한 사람은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평가할까 걱정하기도 한다. 쓸데없는 생각이라는 것을 생각지도 못한 채 자신의 신상을 볶아대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만족감 보다는 실망감에 사로잡혀 스트레스를 받아 그것이 병이 되기도 한다.

된장도 해를 묵어야 맛이 있고 바이올린도 오래될수록 아름다운 소리를 낸다. 인생의 후반기인 노인세대야 말로 인생 최고의 황금기다.

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인생에 있어 가장 행복한 시기는 70代라고 한다. 많은 경험과 지혜는 삶을 윤택하게 할 뿐만 아니라 자유롭고 여유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노인들은 여러 가지 특혜를 누린다. 사회적으로는 어른으로 대우를 받고 경제적으로는 노인수당 수급을 비롯하여 고궁 관람이나 지하철 등 무료 이용을 한다. 뭐니 뭐니 해도 젊은 시절에 감내해야했던 승진에 대한 불안감이나 경쟁에 대한 고통을 벗고 그동안 깨닫지 못한 것들을 음미하는 시간이 생겼다는 것이다.

나이에 미국의 헌법을 기초한 벤저민 프랭클린 Benjamin Franklin(1706~1790)에 의하면 진심으로 삶을 사랑하는 사람은 절대 나이를 먹지 않는다. 비록 나이 때문에 죽을지는 모르지만 그들은 젊어서 죽는 것이다고 했다.

이 말의 뜻은 나이를 먹어도 감성이 살아있다면 비록 외모는 늙었다고 할지라도 내면에는 아직도 청춘이 살아있다는 것이다.

구름사이로 사라져가는 황혼은 마음이 저려오는 것이 아니라 꽃피는 봄처럼 보는 이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동녘에서 솟아오른 태양이 중천을 거쳐 저녁을 맞이하는 동안 씨앗들의 눈을 뜨게 하고 쨍쨍한 빛을 내려 열매가 익는 것처럼 노년은 일출만큼이나 아름답다.

낙락장송은 하루아침에 큰 나무가 아니다. 비바람과 서리와 눈발에 부대끼면서 자란 나무다. 빼어난 모습에서 풍기는 위엄이나 위용은 우리들에게 삶의 지혜 한 수를 가르쳐 주고 있다.

낙락장송은 절벽 위에서 세상을 내려다보고 세상의 이야기들을 다 듣고 있는 나무다. 노년이야말로 선각자이다. 그들의 깨달음은 침묵으로 말하고 뒤따라오는 사람들의 삶을 위하여 기도한다.

민태원의 수필청춘예찬에청춘! 이는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설레는 말이다이 말 한마디에 사람들은 청춘이 제일 좋은 시절이라고 생각한다.

청춘은 희망이 있어 멋있을지 몰라도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청춘을 들여다보면 그 속에는 고뇌와 고통이 도사리고 있다. 좋은 대학에도 가고 싶고 연애도 하고 싶고 온몸을 흔들어 춤도 추고 싶지만 요즘같은 세상에 청춘들에게 그게 가당한 일인지 청춘에게 꿈과 희망이 있다고 위로한다면 노년에게는 겪어온 세월에 대한 회상이 있다. 추억 속에는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감사가 있다. 비록 현재가 고달프다 할지라도 감사함을 더듬다보면 노년이 외롭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노년이 풍요로운 이유다.

노년은 다 내려놓을 수 있어서 좋다. 시기하고 질투하고 미워했던 마음도 초조하고 불안했던 생각들도 모두 비울 수가 있어서 좋다. 지금 늙어가고 있다는 것이 슬픔이 아니라는 것을 알 나이가 되었음을 감사할 줄 알고 인정할 수 있다는 것이 고맙다. 노년은 슬픈 단어가 아니다.

골고루 익은 아름다운 존재로 고귀하다. 노년은 행운이다. 천태만상을 통과해 온 철인이다. 그렇기때문에 노년을 맞은 사람은 행복해야 한다. 단풍이 아름다운 것은 가을이기 때문이고 노년이 아름다운 것은 노년이기 때문이다. 노년! 듣기만 하여도 가슴따뜻해지는 말이다.

정성수 시인 

전민일보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여백
인사말연혁찾아오시는길고충처리인독자권익보호위원회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전라북도 전주시 덕진구 동부대로 762  |  대표전화 : 063)249-3000  |  팩스 : 063)247-6116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윤희
등록번호 : 전북 가 00008   Copyright © 2019 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